[기획] ‘분열 논란’ 文 경제팀, 경제난 속 야권 ‘협공’에 무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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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장하성 갈등 속 고용쇼크 계속…野, 경제라인 교체 요구하며 정부 맹공
계속되는 고용위기에도 불구하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좌)과 김동연 재정경제부 장관(우) 사이에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갈등설이 끊임없이 불거지면서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계속되는 고용위기에도 불구하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좌)과 김동연 재정경제부 장관(우) 사이에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갈등설이 끊임없이 불거지면서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통계청에서 발표한 7월 고용동향 결과 취업자가 작년 동월 대비 5000명밖에 늘지 않는 등 고용지표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경제라인을 교체해야 한다는 압박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문 대통령조차 지난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국정 중심에 놓고 재정과 정책을 운용해 왔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충분치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악화하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사실상 정책 실패를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대통령 본인 지지율까지 고용위기와 내수침체 등 경제난과 더불어 바닥을 모를 만큼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뒤늦게나마 인지한 반응으로 보이는데, 특히 그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간 불화설도 의식한 듯 “무엇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난관보다 국민 신뢰를 잃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경제팀 모두 완벽한 팀워크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 달라”고 최후통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존 정책기조만은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하게 견지했는데, 야권은 이 부분을 꼬집어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경제팀 교체 요구를 비롯한 대정부 공세에 나서고 있어 데드라인인 연말까지 확실한 국면 전환이 이뤄질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계속된 고용난 속 정책방향 놓고 靑·政 경제팀 충돌 격화

우선 현 정권이 내세웠던 주요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으로 대표되고 있는데, 이 정책들 중 청와대의 장 실장은 전자에 보다 방점을 두고 있다면 정부 측 김 부총리는 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 정권의 두 경제수장이 각자 이 같은 시각차가 있다 보니 현 정권에서 추진된 정책을 놓고도 양자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불협화음이 내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지난 5월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김 부총리와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감소와 관련 없다는 장 실장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진 이래 8월 6일엔 김 부총리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 만남을 놓고 청와대에서 투자 구걸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왔고, 9일에는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SNS폭로를 통해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간 불화설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급기야 개선되지 않는 고용위기 때문에 19일에 전격적으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마저 두 사람은 재차 이견을 드러냈는데,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을 바탕으로 한 경제정책과 관련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고용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발언한 반면 김 부총리는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도 효과를 되짚어 보고 필요한 경우 개선·수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정책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처럼 상반된 입장차에 당장 김 부총리와 장 실장 간 불화설이 다시 언론보도를 통해 쏟아지자 청와대 측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는데, 김의겸 대변인은 20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장 실장 말씀은 ‘우리 정부의 정책기조와 철학, 흔들림 없이 간다’는 점을 말한 거고, 김 부총리는 ‘그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면서 풀어가겠다’는 말로, 서로 같은 이야기”라며 “언론에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맞받아쳤다.

여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20일 추미애 대표가 의총에서 나서서 “어느 한쪽이 맞느냐, 아니냐 논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 마치 이것이 다투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힘을 보탰는데, 다만 추 대표는 “정책이 밑으로 배어들 때까지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쉬운 게 아니고 우리 경제도 인고,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앞서 ‘정책효과를 기다려 달라’던 장 실장 측에 무게를 실은 듯한 모양새를 띠었다.

◆ 야권, 김-장 충돌 속 張 실장 경질 한 목소리 촉구

여당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경제위기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장 실장이 강조해온 소득주도성장론을 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러다 보니 장 실장과 충돌해 온 김 부총리는 도리어 야권에서 비판을 자제하는 듯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 이에 대응해야 하는 정부여당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론에 집착해 경제 실패했다면서 장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내 관련 참모진을 경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 / 오훈 기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론에 집착해 경제 실패했다면서 장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내 관련 참모진을 경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 / 오훈 기자

실제로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20일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론에 집착해 국정운영에 실패한 장본인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장 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을 지목했고, 같은 당 윤영석 대변인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추가해 ‘경제파탄 워스트 5’라고 발표했지만 김 부총리만은 경제부 수장임에도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비록 하루 뒤인 21일에는 김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부총리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하기는 했으나 줄곧 “누구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인지 문 정부 경제정책을 주도한 장 실장은 대답해주기 바란다”며 “장 실장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국민들이 정책성과를 체감하고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하는지 밑도 끝도 없는 맹신은 그만 접어두기 바란다”고 장 실장을 향한 집중공격은 절대 멈추지 않았다.

반면 김 부총리에 대해선 한국당은 아예 두둔하는 것 같은 자세까지 일부 취했는데, 윤영석 의원은 21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의 인터뷰에서 “김 부총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만 혁신성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꼭 필요하고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게 김 부총리”라며 “때문에 김 부총리는 좀 더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바른미래당 역시 김동철 비대위원장이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김 부총리만 쏙 뺀 채 “청와대 경제참모 전면 교체와 함께 김상곤 교육부장관과 송영무 국방부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등 3명에 대한 즉각 교체를 요구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하태경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소득주도성장 주도한 장 실장에 대해 아무런 인사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층 노골적으로 장 실장을 압박했다.

비단 이들 뿐 아니라 범여권으로 분류되어온 민주평화당마저 20일 장병완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용과 경제성장을 재정투입과 공공영역에만 기대고 있고 이념에 사로잡힌 청와대 참모들이 고용시장 동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리한 노동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청와대 정책실장은 독불장군이 아닌 오케스트라 지휘자형으로 바뀌어야 하고 고용을 외면하고 노동개혁 대변인 역할만 하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인선 교체를 주장했다.

◆ 경제 컨트롤타워 대립에 ‘딜레마’ 빠진 文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거듭되는 야권의 청와대 경제참모진 교체 요구 속에 문 대통령도 마지막 기회를 주는 듯 ‘직을 걸라’는 입장을 내놓자 그 데드라인이 과연 언제인지에 이목이 쏠렸는데, 일단 장 실장은 지난 19일 연말까지라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서도 김 부총리는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연말까지 고용회복이 쉽지 않다”고 전망해 분명한 대조를 이뤘다.

결국 연말이 와도 김 부총리 견해처럼 별 다른 개선 조짐이 없을 경우 문책성 경질은 불가피하게 될 텐데, 이런 분위기로 흐르는 상황을 경계하는지 청와대는 21일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에서 ‘결과에 직을 건다’는 문 대통령 발언과 관련 “이런 일에 언제까지 어떤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산술적으로 답이 나올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께서 시한을 주신 것이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 어느 쪽의 거취에도 손을 대겠다는 건 아니란 의사를 표한 셈인데, 이는 장 실장을 내칠 경우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고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져 야권에 정국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정책수정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김 부총리를 경질하면 어려운 경제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두 사람 모두 자기 소신이 뚜렷해 문 대통령의 경고에도 어느 한쪽이 물러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인선 교체 외엔 교통 정리할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인데, 결정이 어려운 진퇴양난 속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은 우리 정부의 경제 정책을 끌고 가는 투톱으로서 목적지에 대한 관점은 같다”며 “다만 갈등 프레임 속에 갇혀 버리면 정책의 응집력이 힘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란 정책기조가 바뀔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소득주도성장을 최저임금으로만 좁혀서 보고 있기 때문에 ‘기조를 바꿀 것이냐’, ‘유지할 것이냐’에 질문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응수한 데 이어 기자단에 메시지를 통해서도 “소득주도성장 자체를 바꿀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아 내부 갈등이나 경제상황 때문에 물러설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해 ‘레임덕 위기’ 선으로까지 치닫고 연말에도 고용난이 풀리지 않게 되면 야권에서 요구하는 경제라인 교체 압박은 보다 강해질 수 있어 그 전까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 문 대통령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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