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근 주 52시간 시행과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야근과 회식이 줄어 여가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유통업계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문화센터 개설에 나서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개설한 문화센터를 찾는 젊은 직장인들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선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문화센터 강좌 개설에 나서는 중이다. 퇴근 후의 삶과 여가를 중시하는 문화 체험이나 자기 개발에 중점을 둔 강좌들이 특징이다.

우선 현대백화점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15개 점포 문화센터에서 접수를 진행하고 있는 ‘2018년 가을학기 강좌’ 신청을 받고 있다. 인기 있는 강좌는 1회 1~2시간만 교육을 진행하는 ‘원데이 특강’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원데이 특강’을 신청한 고객의 비중은 50.3%에 달한다.

이들 수강자 대부분은 20~30대로 육아 분야를 제외하면 취미 특강을 접수한 고객 중 52% 가량이 20~30대 고객이다. 특강을 2개 이상 신청한 고객은 32.8%로, 이 중 76.8%가 20~30대 고객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원데이 특강’을 지난해 가을학기(3,400개)보다 1,800여 개 늘렸다. 대표적인 강좌는 팝아트 작가 ‘아트놈’이 진행하는 ‘팝아트 컬러링’, 웹툰작가 ‘몽냥’과 함께 그리는 ‘나만의 캐릭터 그리기’, 삽화작가 ‘제니’의 ‘나만의 시그니처 이모티콘’ 강의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필라테스·요가 등 실내운동 강좌와 ‘SNS 맛집’의 요리를 각각의 대표에게 직접 배워보는 요리 특강 강좌들을 기획했다. 특강을 진행하는 맛집은 서울숲 맛집 베트남 음식점 ‘치팅데이’, 마약샌드위치로 유명한 해방촌 맛집 ‘치코미아 마이애미’, 망원동 샌드위치 맛집 ‘미아논나’ 등이다.

롯데백화점도 20~3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문화강좌를 개설 중이다. 올 상반기 문화센터 강좌를 듣는 20~30대 고객은 전년보다 30% 이상 신장했다. 워라밸 테마의 강좌 수강생은 전년보다 40% 가까이 신장했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가을학기(9~11월) 문화센터 강좌에 ‘워라밸 파트’를 강화하고 워라밸 관련 강좌를 50% 이상 늘렸으며, 가을학기 전체 강좌 중 워라밸 테마의 강좌 비중을 전년보다 5%P 늘은 20%로 늘렸다.

젊은 20~30대 직장인을 위한 ‘디제잉 스쿨’ 강좌와 前 영국 런던미술관 전문가이드를 초청해 일상 속에서 예술적 안목을 키울 수 있는 ‘현대 미술 인사이트’, 작가들이 직접 설명하는 고전 인문학 강좌도 준비했다.

‘힐링’ 파트에서는 ‘100만원으로 떠나는 효율 여행’, ‘감성 여행 사진 찍기’ 등의 강좌를 준비했다. ‘자기 개발’ 파트에서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스피치 클리닉’,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과 ‘5가지 호감의 기술’ 등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에서도 문화강좌 개설에 나선다. 이마트는 9월 7일(금)까지 문화센터 가을학기 수강인원을 모집한다. 이마트의 가을학기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직장인들을 위한 강의를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저녁 강좌를 30% 늘리는 한편, 직장인들을 겨냥한 이색 취미 강좌와 워킹 맘 & 대디를 위한 육아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대표적인 워라밸 저녁반 육아 프로그램으로는 은평점의 ‘와글와글 퍼포먼스(28~40개월 대상)’, ‘트니트니 올빼미반(30~40개월 대상)’이 대표적이다. 저녁 성인반에는 ‘성인들의 체형 교정을 위한 발레 프로그램’(문현점/김포한강점), ‘박유미의 금요수채화‘와 ‘목요 천상의 소리 오카리나’(모두 둔산점) 등 무용과 그림, 악기를 배우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