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강이 무너져도 너무 무너졌다는 말이 나온다. 하극상 발언까지 이어지며 군의 기강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한탄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국회에서 기무사 계엄문과 관련해 송영무 국방장관과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진실 공방으로 번지며 계엄문건에 대한 본질은 어디로 사라졌다.

본질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송 장관과 이 기무사 사령관의 책임 떠넘기는 모습에 군 기강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계엄문건에 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실제 실행을 염두에 두고 계엄문건을 작성했는지, 그 배후가 누구인지 규명해야 하는 게 이 사건의 본질임에도 어찌된 것인지 계엄문건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번지면서 군의 기강 문제가 이슈로 번지는 모양새다.

폭로전 수준을 넘어 하극상 발언까지 비쳐지는 모습에 국민들이 군에 대한 신뢰를 잃을까가 더 걱정이다. 일개 졸병들이 아닌 군 최고 수뇌부의 추태가 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나며 안보를 이런 군에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계엄문건에 관한 그동안의 발언을 살펴보면 책임지는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이 기무사령관은 지난 3월16일 계엄 문건에 대해 “위중한 상황이다”며 송 장관에 보고했다 송 장관의 발언은 이 기무사령과는 배치된다. 송 장관은 “지휘 일반 보고를 받았고 계엄 문건은 그날 다른 일정으로 바빠서 놓고 가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대면보고 걸린 시간도 차이가 크다. 이 기무사령관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20분간 대면보고 했다고 강조한 반면 송 장관은 5분 정도 보고를 받았다고 엇갈린 진술을 했다. 급기야 송 장관은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말한다 이 기무사령관의 답변은 거짓이라는 것으로 공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핵심의 관건은 보고대면 시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만약 이 기무사령관 답변처럼 20분간 대면보고 했다면 이 기무사령관 보고에 대해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송 장관 답변처럼 5분간 짤막하게 보고하고 끝났다면 송 장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모습이 방송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군의 기강이 도마에 오르자 하극상으로 번지는 데 우려감이 커진다. 군은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다는 말처럼 하극상이 벌어지면 군 전체가 술렁이며 조직 장악력이 떨어져 지휘 계통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어찌됐든 타격을 입은 쪽은 송 장관이다.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고, 국방장관의 영(令)이 안서는 ‘식물장관’말까지 들린다.

지금으로선 송 장관의 경질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이외에도 현 사태를 볼 때 기무사 개혁도 시급하다. 기무사 해체수준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군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 새로운 국방장관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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