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이 숨지거나 실종 6천여명 이재민 발생
SK건설, 범람으로 보조 댐 상부 유실 주장
라오스 당국 발표 인용 현지 언론, 보조댐 붕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붕괴로 물에 잠긴 한 마을에서 지붕으로 대피한 주민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붕괴로 물에 잠긴 한 마을에서 지붕으로 대피한 주민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중인 대형 수력발전댐 일부가 홍수로 무너지면서 물이 인근 마을을 덮쳐 수백명이 실종되고 여러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라오스통신은 현지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조댐이 붕괴(collapse)했다고 보도한 반면, SK건설은 댐이 무너진 게 아닌 보조 댐이 넘친 것으로 상부 일부 유실된 것으로 붕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측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댐 운영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25일 라오스정부 및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3일 SK건설이 시공 중인 '세피안·세남노이 댐' 보조댐 붕괴로 당시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인근 6개 마을이 물에 잠겼으며 수백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6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피해 지역을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라오스통신은 현지 당국의 발표에 따라 보조댐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도 이를 그대로 인용했다. 그러나 SK건설은 이번 사태가 댐 붕괴가 아닌 범람으로 주장하고 있다. SK건설은 “세피안/세남노 본 댐 2개와 보조 댐 5개 중, 보조 댐 1개에서 지난 22일 21:00 경 댐 상부 일부 유실을 확인했다”며 “그 즉시 당국에 신고하는 한편 댐 하부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SK건설에 따르면 본 댐 2개는 완공됐고, 보조 댐 5개 중 5번째 댐이 현재 시공 중에 있었다.

라오스정부와 SK건설의 말을 종합해보면 집중호우로 인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보조댐이 붕괴됐거나 물이 범람하면서 보조 댐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범람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댐 운영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량을 관리해 수문을 통해 물을 미리 방류했다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어 책임론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건설은 라오스 정부와 공동으로 인명구조, 피해구제 활동을 나서고 있는 상태다. SK건설은 “현장인력과 헬기, 보트, 의료장비, 구명조끼, 구호물품 등을 재해 지역인 아타푸州에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SK건설 본사와 라오스현장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즉각 가동하는 한편 본사 인력을 현장에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이다. 폭우가 멎는 즉시 현장의 전 인력을 투입해 유실된 보조 댐 상부층에 대한 복구 작업을 즉각적으로 벌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SK건설은 “라오스 정부와 공조 하에 이번 사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사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강구해 취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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