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선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대한민국이 이뤄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선진국으로 변화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 의장은 “최근 우리나라는 헌정사상 유례가 없던 두 가지 사건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촛불 혁명과 한반도 평화”라며 “세계가 주목하는 대변화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 의장은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이며 국회가 펄펄 살아 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아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길, 촛불 혁명의 정신을 완성하는 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국민의 명령인 개헌을 완수하는 것”이라며 “오늘 제70주년 제헌절은 새로운 헌법과 함께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1987년 헌법은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라며 “그동안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했고, 31년 전 옷을 그대로 입기에는 너무 커져 있으므로 이제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 의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유소년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헌법 교육을 반복적으로 교육시켜 체화하고 있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헌법은 소수 정치인과 법조인, 학자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말미에 “(이는) 국민이 헌법을 잘 알수록 민주주의는 그만큼 더 발전한다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해치려는 세력과 권력자의 횡포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며 “제헌 70주년을 계기로 헌법 교육의 근간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