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MO 엠팩社 지분 전량인수…출자금액 5099억6400만원
SK㈜, 바이오?제약 분야 제2반도체로 육성

엠팩社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Petersburg) 생산시설 전경ⓒSK(주)
엠팩社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Petersburg) 생산시설 전경ⓒSK(주)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가 국내 바이오?제약史에 전례가 없는 글로벌 M&A에 성공했다.

SK㈜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바이오?제약 CDMO인 엠팩(AMPAC Fine Chemicals, 이하 엠팩)社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럽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던 SK가 고성장 중인 美 업체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SK㈜ 이사회는 미국 AMPAC社의 모회사 Fine Chemicals Holdings Corp.의 지분 인수를 위해 해외 계열회사(Alchemy Acquisition Corp.) 지분 100%를 인수를 위한 출자를 결의했다. 총 출자금액은 5099억6400만원이다. CDMO는 기존의 위탁 생산(CMO)에 자체 보유한 생산 기술까지 접목한 보다 진화된 형태

업계에서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번 엠팩 인수를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은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기조의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인수가 SK뿐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제약 업계 전체에 큰 의미를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SK㈜로서는 이번 인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 양적 도약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CDMO 그룹은 연평균 16%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대형제약사들이 의약품 생산을 전문 CDMO에 맡기는 추세인데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신생 제약업체들의 부상 때문이다. SK가 글로벌 M&A를 통해 임상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SK의 아시아 및 유럽 의약품 생산역량과 엠팩 간 시너지다.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1998년부터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글로벌 제약사들에 수출해 왔으며 작년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현재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 리터급의 원료의약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엠팩 생산규모를 고려할 때 2020년 이후 생산규모가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 급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인수는 SK㈜가 작년 아일랜드 스워즈 생산시설의 인수와 PMI(인수후통합) 작업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결과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당뇨?간염 치료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대형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해 장기간 신뢰를 구축해 왔다. SK㈜는 SK바이오텍의 아시아-유럽 생산 시설과 美엠팩 간 R&D, 생산, 마케팅?판매의 ‘삼각편대’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확장을 지속, 2022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DMO로 도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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