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성 위해 범인은 꼭 잡아야 한다!”

김남주 엄마여서 오히려 연기하기 힘들어
설경구, 밥 먹으면 체할 것 같아 먹지 못해...


1991년 1월29일 유괴돼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이형호 군. 결국 44일 만에 한강 둔치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샀다. 그후 사건 발생 15년 동안 범인을 잡지 못해 지난해 1월29일 공소시효가 만료되고 말았다.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 ‘그놈 목소리’ (감독 박진표, 제작 영화사 집)가 2월1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4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이 날 참석한 주연배우들은 영화의 여운이 남아있는 듯 다소 무겁고 정숙된 모습이었다.



영화 ‘그놈 목소리’는 ‘죽어도 좋아’ ‘너는 내 운명’ 등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꾸준히 내놓고,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박진표 감독의 신작.
박 감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6년여 만에 연기자로 복귀한 김남주와 연기파 배우 설경구, 그리고 ‘그놈’의 목소리로만 주로 출연하는 강동원이 함께 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연기를 펼쳐 보인다.
“1991년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뉴스데스크’ 시간에 보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는 방송인 백지연 씨의 사회로 시작된 제작보고회는 영화의 내용만큼이나 다소 정숙하고 팽팽한 긴장감 가운데 진행됐다.
박 감독은 “1991년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한 방송국에서 조연출로 일했다. 그때 취재차 형호 군 아버지를 만났는데 참으로 참혹하고 가슴 아픈 사건이라는 걸 느꼈다. 영화 일을 하게 되면서 꼭 그 사건을 담고 싶어 형호 군 아버지를 만나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보였더니 정말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동참해주셨다. 이 영화가 진짜 완성되려면 범인이 잡혀야 한다. 많은 분들이 같이 보고 같이 완성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엄마 역할을 맡은 김남주는 “처음에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촬영이 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연기하기 힘들었다. 감정을 자제해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한 설경구는 ‘그놈 목소리’를 촬영하면서 아들을 유괴당하고 애끓는 아버지의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스레 체중을 줄여나갔다.
영화 초반에는 성공한 앵커로 다소 통통한 모습이지만 아이가 유괴된 후 아이를 구하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이 자리에서 설경구는 “몸무게를 빼야 하기도 했지만 밥을 먹으면 체할 것 같아 못 먹었다”며 유괴당한 아버지로 나오는 영화 속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설경구 김남주 주연의 현상수배극 ‘그놈 목소리’는 2월 1일 개봉한다.
사진 맹철영 기자 photo@sisafocus.co.kr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