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세계가 우려했던 대로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이 6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부과를 개시했다.

미 무역대표부가(USTR) 지난달 산업 부품·설비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관세가 자동 발효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1차 관세 부과 대상 500억 달러(약 56조 원) 중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는 2주 이내에 관세가 부과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먼저 34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달러 어치에 2주 이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 강행 방침을 강조했다.

◆中, 美맹비난 “보복할 것”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은 즉각 상무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을 내고 “미국이 사상 최대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며 “이런 행위는 글로벌 산업연결망을 위험에 빠뜨리고, 세계 경기회복을 저해하고 글로벌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미국의 대중 관세가 발효되면 중국도 즉각 관세를 발효하겠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이 현실화되자 중국이 즉각 반응에 나선 것은 중국 경제 위기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부과 소식이 알려지자 중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다행히 안정세를 찾으며 상하이종합지수는 0.49% 상승한 2747.23으로 마감했다.

중국이 미국의 이번 조치에 즉각 보복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에 나선다면, 미국은 추가로 2000억 달러, 그다음 3000억 달러 규모로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시 韓 타격 받을 수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자 국내 경제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큰 피해를 입을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싱가포르 DBS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 한국은 0.4% 경제성장이 위축이 올 수 있고, 2019년에는 그 두배로 경제성장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만 달러(약 31조5000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7년 대중 수출 규모의 19.9%에 달한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340억달러 규모 관세부과로 우리의 대중 수출감소는 1억8960만달러, 대미 수출감소는 474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美관세폭탄에 증시 요동

이날 주식시장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이미 증시에 선반영된 탓에 지금보다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 전망에 오후에 코스피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 대비 0.68% 오른 2,272.87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나오고 있어 신중한 자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다"며 "실제 부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일단 무역갈등 해소 기대감에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에서 반등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 변동성을 키운 리스크는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몰랐던 리스크”’라며 “국내 증시의 상승 반전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귀환이 필수적이나 대외변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