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협조적 취지 해석 논란 낳는 발언 알고 대한항공 “섭섭”

지난 4일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시그룹 본사에서 노밀 사태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연 박삼구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지난 4일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시그룹 본사에서 노밀 사태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연 박삼구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기내식 대란’과 관련 서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노밀 사태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 발언에서 불거졌다.

박삼구 회장은 기내식 대란은 지난 3월 발생한 GGK화재로 인해 발생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다른 회사에 요청했으나 협의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다른 회사는 대한항공이다. 이어 박 회장은 “극단적으로 말해 칼(KAL·대한항공)이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는데, 죄송스럽게도 협조를 못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대로 라면 기내식 대란의 단초는 아시아나항공이지만 대한항공이 협조만 해줬다면 작금의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즉 가정법을 쓰면서 대한항공이 협조하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는 취지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해 논란거리를 낳았다.

바로 박 회장 발언이 알려지자 대한항공은 즉각 발끈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기내식 대란' 사흘째인 3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아시아나 담당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었다. 즉, 아시아나항공의 노밀 사태에 대한항공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먼저 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의 3∼4배에 달하는 하루 7만식 가까운 기내식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부족분의 지원을 통해 노밀 사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 측이 관세법 저촉 등에 대해 검토하고 내부 보고를 한 뒤 연락하겠다고 답했다”며 “이런 제안에도 아시아나가 마치 대한항공이 비협조적으로 나와 '기내식 대란'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대응한 데 대해 황당하고 섭섭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기내식 담당 임원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담당 임원에게 연락하여 기내식 공급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지원 제안에 고맙게 생각하며, 현재는 기내식 공급 및 탑재 과정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로, 향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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