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항 면세점 늘리기 총력전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저울질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세계적인 공항면세점 중 하나인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입찰에서 신세계면세점에 자리를 내준 롯데와 신라가 해외 공항 면세점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DF1 구역과 DF5 구역의 사업권을 따내면서 롯데와 신라의 양강구도를 흔들며 맹추격에 나서자 롯데와 신라가 해외로 눈을 돌려 시장 개척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 면세점 시장 포화로 인한 ‘제살깍기’ 경쟁으로 더 이상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도 해외 공항 면세점 진출에 목을 매는 이유다.
롯데와 신라는 곧 있을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DF1 구역과 DF5 구역을 따내지 못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만큼 입찰에 나서 해외면세점 매출을 늘리는 적기로 보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서 롯데는 매출뿐 아니라 점유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해외사업부문에서는 1000억원 수준으로 신라가 5000억원 가량 앞서있다.
타오위안 국제공항 면세점은 C구역(2만 7400㎡)과 D구역(3만4000㎡)으로 나눠 입찰이 진행되며, 연 매출 규모는 4000억원 운영 기간은 12년이다. 이 구역은 대만 자국 면세업체인 ‘에버리치’와 ‘체멍’이 운영하고 있고 특히 대만이 자국산업 보호에 힘쓰고 있어 입찰에 나서더라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 통화에서 “타오위안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나오면 경쟁력 있는 업체는 입찰에 나설 것이다”면서 “에버리치 면세점이 독점으로 운영하는 구역이라 쉽지 않아 보이지만 입찰 준비를 위한 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일단 매출 규모를 늘리는 것 보다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5개 면세점을 운영하며 490억70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게 원인으로 올해는 적자폭을 줄이는 게 목표다. 올해는 지난달 30일 베트남 나트랑깜란공항에 면세점을 오픈하며 총 7개의 해외점을 운영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나트랑깜란공항점의 향후 10년 간 매출은 약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30여 년간 쌓아 온 면세점 운영 능력과 노하우를 발판 삼아 해외 면세사업 확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 시장에 진출해 현재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마카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총 다섯 곳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해외 매출은 7,000억 원 규모로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해외 매출 실적이다. 올해에는 국내 면세점 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 원 목표도 기대되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을 그랜드 오픈하게 되면서 아시아 3대 허브 공항에서 운영 중인 모든 신라면세점이 완전체를 갖추게 됐다”라며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점은 신라면세점이 글로벌 탑(Top) 면세점 사업자로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