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지배구조 개편 탄력 받을 듯
일본 주주들 신임 재확인에 재판에만 집중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신동빈(사진,좌) 롯데그룹 회장과 패한 신동주(사진,우) 전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신동빈(사진,좌) 롯데그룹 회장과 패한 신동주(사진,우) 전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신동빈 5전 5승', '신동주 5전 전패'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간 세기의 경영권 싸움은 신동빈 회장이 압승을 거두는 모양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위해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5번째 표 대결이 열린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리하면서 5번 표 대결 모두 승리,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쯤 되면 신 전 부회장이 승복할 법도 하지만 끊임없이 신 회장을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이유는 왜 일까. 현재 신 회장이 처한 상황에서 마지막 반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다. 2심 판결 결과가 9월로 예정된 상황에서 이 기간 신 전 부회장이 반전을 위한 최고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보다 경영진의 비리에 대해 엄격하다 보니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 회장은 법정구속으로 이사해임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신 전 부회장이 최대한 이용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는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광윤사 외에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다. 이 중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신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려면 종업원지주회, 관계사, 임원지주회를 설득해 과반 지분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설득에 실패하면서 당초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들 지분이 신 회장의 우호세력이라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이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신 회장의 신임만 재확인한 셈이 됐다. 2015년 8월부터 이날까지 일본 주주들은 신 전 부회장 보다 신 회장에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정 구속된 상황이란 최악의 국면에서도 형인 신 전 부회장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터라 신 회장의 경영권은 앞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경영권 문제에서 자유롭게 된 신 회장은 재판에 집중하면서 2심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2심 판결 결과에 따라 석방된다면 확고한 경영권을 바탕으로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과 화학과 물산 등의 지주회사 편입이 이뤄질 경우 신 회장이 그룹 지배력은 한층 더 강화된다. 따라서 물산과 롯데케미칼 등 롯데 핵심 계열사의 2대 주주인 호텔롯데 상장 여부가 최대의 관심이다. 신 회장 구속으로 롯데호텔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2심 판결 결과 여부에 따라 상장 시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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