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낙점한 로봇 집중 투자 이뤄질 듯
당분간 6인 부회장 체제…실적 경영능력 과제는 ‘실적’

고(故) 구본무 회장을 이어 장난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오는 29일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여 구광모 시대가 열리게 된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고(故) 구본무 회장을 이어 장난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오는 29일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여 구광모 시대가 열리게 된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LG그룹의 새로운 리더십 구광모 체제가 오는 29일 첫 닻을 올린다. 고(故) 구본무 회장을 이어 장난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그룹을 지휘하게 된다.

㈜LG는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안건을 의결하게 된다.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위치에 오르게 되면서 구광모 상무가 그러나갈 LG그룹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구본무 회장이 미래먹거리로 낙점했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과 인공지능, 바이오 등의 산업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고 투자에 나섰다면 구광모 상무는 이들 사업에 대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고 결실을 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그룹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에 놓이게 됐다. 이들 사업은 구 회장 체제에서 선정한 미래먹거리라는 점에서 구 상무의 색깔을 알 수 없다.

◆구광모 체제 색깔내기 로봇·AI 집중

따라서 구 상무 체제에서 LG그룹이 어떤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발굴해 색깔을 낼지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5세대(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신산업을 발굴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그룹의 행보를 보면 로봇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소비자용 로봇 시장은 2023년까지 150억달러(16조1595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LG전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Robostar)의 지분을 20%를 취득하고 내년 말까지 ‘로보스타’의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일부인 13.4%를 추가로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한달 도 안돼 해외 로봇개발업체 투자로는 처음으로 美 로봇개발업체인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Nova Robotics)’에 3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로봇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기회도 모색한다는 전략차원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으로 차세대 미래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로봇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로봇 사업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독자 기술 개발뿐 아니라 로봇전문업체,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 외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 상무가 IT에 큰 관심을 두고 신사업 트렌트들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로봇 투자가 앞으로 활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구 상무는 지난 2014년 4월 ‘엔트루월드 2015’에 참석한 자리에서 “평소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공부도 할 겸 왔다.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이 중요해지고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기업들도 관심이 많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사물인터넷 연구와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로봇에 대한 투자 확대 전망은 LG전자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생화가전 분야에서 갈수록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LG전자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AI 투자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AI투자는 인재영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에 별도 인공지능(AI) 연구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캐나다 토론토에 AI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현지 거점을 통해 우수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건다. 또 투자펀드 조성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한 사업이 추진되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구광모 체제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미래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벤처투자펀드를 만들고 향후 5년간 5000만달러(약 535억원)를 출자한다.

하현회 ㈜LG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하현회 ㈜LG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경영능력 입증 압박 속 6인 부회장 보좌

이런 미래 먹거리 투자가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선 구광모 상무 체제의 조기 안착이 급선무다. 구 상무에 대해선 재계에 별로 알려진 게 없다. 무엇보다 경영수업을 받은지 12년이 되지 않은 상태서 그룹을 책임지는 위치에 오르기 때문에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된 상태다. 구 상무가 그룹 전체를 지휘하는데 일정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회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그룹 전반의 경영을 이끌어 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때문에 조기 안착까진 구 상무를 보좌할 6인의 부회장 역할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현장 경영 능력 면에서 부족한 단점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자리 잡은 ‘6인 부회장단’에게 상당 부분 의존하면서 현장 경영 보폭을 넓혀가며 체제 안정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들이 그룹 총수 역할을 맡게 될 구 상무의 승계를 도울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이들 6인은 하현회 ㈜LG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으로, 이 가운데 하현회 ㈜LG 부회장 역할에 주목되고 있다. 6월 열린 LG그룹 사업보고회에서 그간 역할을 맡아왔던 구본준 부회장 대신 하현회 부회장이 주재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하현회 부회장에게 회의를 위임했다는 점에서 구광모 상무 제체 출범을 앞둔 조치라는 평가다.

구광모 체제 조기 안착에 있어 구 상무의 경영능력이 최대 과제인 셈인데 그 결과는 실적이 판가름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 상무가 29일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첫 시험대로 올 하반기 그룹의 경영성적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일단 2분기 실적 전망치에서 적자가 유력한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하반기에 적자를 탈피할지, 2분기 실적이 하향 가능성이 높은 LG화학과 LG그룹의 맏형격인 LG전자 실적 여부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체제로 돌입했지만 아직 경영능력을 입증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6인 부회장 체제에서 실적이 뒷받침 된다면 조기 안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이후에나 구 상무의 경영능력이 입증이 판단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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