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부인과 두딸에 이어 포토라인 앞에 서
퇴진은 안할 듯…직원연대, ‘퇴진’ 피켓시위

부인과 두딸에 이어 포토라인에 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뉴시스
부인과 두딸에 이어 포토라인에 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검찰에 모든 걸 말씀 드리겠다.”, “죄송하다.”, “…”

2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부인과 두딸에 이어 포토라인에 서며 남긴 답변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한 조 회장은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조양호 회장이 남부지검에 도착하자 대한한공 직원연대는 ‘불법·안하무인, 갑질세트 조씨 일가 사퇴'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규탄했다. 조 회장은 이들을 보지도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 짤막한 답변만 내놓고 곧바로 검찰청으로 들어갔다.

이날 포토라인에 선 조 회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한 뒤 '상속세는 왜 안 낸 거냐'는 물음에 “검찰에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횡령·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특히 ‘직원들이 퇴진하라가 촉구하는데 퇴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 조사에 임하며 사과를 하면서도 회장직은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희박하다. 뇌물수수 등으로 여러 차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요구받았으나 경영권을 놓지 않았다, 최근 갑질 파문과 밀수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민 전 전무와 조현아 전 부사장을 일단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조 회장은 진에어의 대표이사를 그만둔 게 고작이다. 지금까지 행보로 볼 때 퇴진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 노조 및 직원들은 조양회 회장 퇴진 촉구에 나서며 퇴진 운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조 회장은 전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의 관심이 멀어질 때까지 버티는 게 지금까지 조양호 회장 일가의 전략이다. 이런 점에서 한진그룹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서 회장직은 전혀 내려놓을 가능성이 없다는 게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고 경영권에서 물러날 게 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낮다라는 게 문제다. 대한항공 지분 구조는 조 회장 일가와 계열사 및 그룹 공익법인 등 우호지분이 33.34%에 달한다. 소액주주 24%, 외국인 16.65%, 국민연금 12.45%이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등기이사가 만료된다. 따라서 조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려면 재선임을 받아야 하는데 참석주주의 50%지지를 확보하면 재선임 반대를 할 수 있다. 반면, 해임까지 가려면 주주총회에서 참석주주의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한데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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