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시장에서 대규모 자발적 리콜 실시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대규모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5월 14일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를 비롯한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2002, 2003년형 '엘란트라'와 '쏘나타', 'XG350', '티뷰론' 모델 26만4천대에 대한 리콜을 단행했다. 기아차도 2002, 2003년형 '옵티마' 2만6천대와 2001~2004년형 '리오' 18만8천대 등 21만4천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현대차는 해당 모델이 충돌 시 연료누출로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연료 누출 방지 밸브를 수리하기 위한 리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옵티마의 경우 역시 연료 누출 가능성 때문에, 리오는 연료분사시스템내 한 부품이 엔진 가동 시 힘이 가해지면 파손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회사측이 리콜을 결정했다. 이번 리콜은 현대·기아차로서는 미국시장 내 최대규모로, 지난해 미국시장 내 현대차, 기아차 판매량(현대차 40만221대, 기아차 23만7천471대)의 각각 66.0%, 90.1%에 달하는 물량이다. 하지만 사소한 부품의 문제이기 때문에, 리콜비용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XG350이 캐나다 충돌시험에서 연료누수 흔적을 보이자 미국고속도로안전국(NHTSA)과 협의를 거쳐, XG350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생산된 차량들로까지 자발적 리콜을 확대하기로 한 것. 미국고속도로안전국은 화재위험성 때문에 충돌시의 연료누수 가능성을 안전결함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의 리콜대상 차량 중에는 지금까지 연료밸브 문제로 인해 실제 화재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리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은 국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소비자들의 안전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발적 리콜에 나선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체적인 리콜비용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추정되는 리콜비용은 충당금대비 사소한 규모"라며 "부품에다 정비서비스 비용까지 포함하더라도 현대차·기아차가 부담해야할 리콜 비용은 각각 수십억원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번 리콜로 인해 받을 부정적인 영향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가 리콜발생 등 돌발상황에 대비해 그동안 막대한 규모의 판매보증충담금을 쌓아놓고 있기 때문. 한편, 미국에서는 자동차 리콜과 관련해 특정 시기를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통상 리콜 결정 후 1년이 지나면 대부분 해소된다. 현대차는 최근 자동차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제이디 파워'의 초기품질조사(IQS)에서 도요타 등을 제치고 작년 23위에서 16단계나 수직상승, 7위를 차지한데 이어 미국 자동차 부문 컨설팅사인 '오토퍼시픽(AutoPacific)' 설문조사에서는 싼타페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해왔다. 또한 기아자동차는 5월 14일 미국 자동차 전문잡지인 '트럭 트랜드(Truck Trend)'로부터 2004년도 소형 SUV부문 최우수 모델에 쏘렌토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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