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소음·마모 감소…열차 승차감은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

창원공장에서 성능시험중인 시험용 도시철도차량ⓒ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성능시험중인 시험용 도시철도차량ⓒ현대로템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로템이 세계 최초로 곡선반경 감소로 복잡하고 굴곡진 도심지역에서도 자유롭게 열차 운행이 가능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을 개발했다.

현대로템은 곡선 반경이 15m에 불과한 급곡선 노선을 운행할 수 있는 저상형 주행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의 연구개발을 끝에 맺어진 결실이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기술은 ‘저심도 도시철도시스템 기술개발’의 하나로 기존 지하철의 건설 및 운영의 고비용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심도에서 운영 가능한 차량과 인프라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연구과제다.

주행장치는 열차의 차체를 지지하면서 차량의 주행을 담당하는 장치로, 열차 바퀴에 해당하는 차륜과 차축 등으로 구성된다. 주행장치의 핵심기술로는 개별모터 토크제어 기술과 개별제동 제어기술, 능동 유압 조향 기술 등이 있다. 이 기술은 2016년와 2017년에 각각 한국철도학회가 선정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철도 10대 기술로 선정됐으며 2016년에는 두 가지 기술 모두 특허 등록을 마쳤다.

기존 주행장치는 열차 곡선 반경이 25m이상에서만 주행이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도심 밀집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철도 노선 계획 수립에 제한이 있었다. 곡선반경이 좁은 곳에서는 철로 신설이 어려웠다. 하지만 현대로템이 개발한 주행장치는 최소 곡선 반경이 15m로 줄면서 복잡한 도심에서도 일반도로와 동일하게 열차 주행이 가능하고 건설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일반 도로에서 운행되는 트램의 경우 자유로운 선로 구축이 가능해진 게 특징이다. 또 차륜과 선로가 맞닿는 압력을 기존 장치 대비 30% 이상 줄여 소음 감소와 차륜·선로의 수명 연장도 기대할 수 있다. 운영사는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더군다나 열차의 차체 높이를 낮춰 인도와 탑승구가 동일한 높이에 위치하는 저상화 모델로 개발돼 승하차에도 유리하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개발된 주행장치의 시뮬레이션 시험을 거쳐 최근 창원공장에서 시험용 트램에 직접 설치해 성능검증시험까지 마쳤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연구성과는 소음과 분진을 줄이고 급격한 곡선에서도 운영이 가능해 트램 등 도시철도에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며 “해외 전동차 및 고속차량 수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등 단기적인 이익 증가에 몰두하지 않고 미래 준비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며 신기술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금액은 1015억원으로 2016년(890억)보다 14%가 늘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2016년 3.3%에서 4.3%로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 평균인 2.1%보다 높은 수치다. 또 같은 기간 연구소 개발 인력도 650명에서 710명으로 10% 가까이 늘려 미래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독자 기술로 제작한 고속열차인 KTX-산천을 시작으로 2015년 세계 4번째로 빠른 속도 기록을 보유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HEMU-430X까지 개발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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