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은 ’07년 노사관계가 ’06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소재 592개사를 대상으로 ‘2007년 기업이 바라보는 노사관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7년 노사관계는 2006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64.5%로 가장 많았고, ’06년보다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19.3%,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이 16.2%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사관계 불안을 전망하는 응답은 중소기업(15.8%)보다는 대기업(27.5%)이, 노조가 없는 기업(15.1%)보다는 노조가 있는 기업(29.0%)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07년 노사관계가 ’06년보다 불안해질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비정규직 법안 시행 및 후속조치를 둘러싼 노사간 대결’이 35.1%, ‘산별노조 전환 및 산별교섭관련 갈등‘이 21.6%,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을 둘러싼 노사간 이견’이 21.6% 등의 순서를 보여 비정규직 법안 시행관련 문제가 금년 노사갈등의 핵심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07년 노사관계가 ’06년보다 안정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노사간 상생 교섭 문화 확산’이 39.0%, ‘경기침체에 따른 노사간 양보 교섭’이 37.8%를 보여 참여협력적 노사문화가 확산된다는 점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노사정위원회 등 사회적 대화와 타협 영향’(12.1%), ‘투쟁일변도 노동운동을 일반 근로자들이 거부’(3.7%), ‘전투적 노동운동을 국민과 사회여론이 외면’(3.7%), ‘비정규직법 노사관계 로드맵 등 입법 일단락’(3.7%)>

한편, 지난 11월말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보호관련 법안내용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77.8%<‘잘 알고 있다’(26.5%), ‘약간 알고 있다’(51.3%), ‘모르고 있다’(2.2%)>를 기록해 비정규직 법안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비정규직 법안 내용 가운데 기업 인력운용에 가장 어려움이 되는 사항으로 기업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금지로 인건비가 상승한다’(36.4%),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해 신축적인 인력운용이 어려워진다’(33.3%), ‘구체적인 차별기준이 없기 때문에 차별구제와 관련한 분쟁이 늘어난다’(21.6%) 등을 꼽았다. <‘법 위반행위 처벌강화로 기업활동 위축’(5.9%), ‘근로조건 서면명시 의무 강화로 행정비용 증가’(2.8%)>

비정규직 보호 관련 법안이 신규인력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처우가 금지되므로 비정규직 신규채용만 줄어든다’는 응답이 50.1%에 달한 반면, 비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정규직 채용을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19.3%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비정규직 보호 법안이 시행될 경우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를 어떻게 관리할 계획인지를 묻는 설문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계약 해지하겠다’는 응답이 63.6%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정규직 업무 자체를 아예 아웃소싱하겠다’는 응답도 17.4%로 나타나 비정규직 보호 입법이 오히려 비정규직 고용을 불안하게 하거나 비정규직 일자리 자체를 없애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은 대기업(8.9%)보다는 중소기업(12.6%)이, 노조가 있는 기업(6.3%)보다는 노조가 없는 기업(14.3%)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노조활동이 왕성한 대기업일수록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조사 대상업체들은 금년도 임금인상률 결정기준으로 ‘경영수지에 따른 지불여건’을 든 업체가 50.3%로 가장 많았고, ‘동종업계 기업들의 인상률’을 든 업체가 27.1%, ‘물가상승률’을 든 업체가 13.5% 등의 순서를 보였다. <‘정부 또는 경영자단체 가이드라인’(3.8%), ‘최저임금인상률’(5.3%)>

대한상의 관계자는 “2007년 노사관계는 일부 불안요인도 있겠으나 상생과 협력을 위주로 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염원하는 분위기도 강하다”라며 “최근 노동계 내부에서 투쟁일변도 노동운동 대신에 상생과 화합을 위주로 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 시대흐름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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