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이후 국민연금 평가 손실 입어
주주권 행사…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여부 주목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총수 일가 갑질에 휘말린 대한항공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의사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총수 일가 갑질에 휘말린 대한항공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의사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경영에 간섭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총수 일가 갑질에 휘말린 대한항공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의사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채이배 의원은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는 ‘기업가’가 불법·편법·전횡으로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의 의사결정이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이 대한한공 경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경우 개별 기업에 경영에 개입하는 첫 사례가 되는 만큼 이후 있을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경영에 개입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수익성 하락을 꼽는다. 국민연금은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등의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계열사 주가가 지난 12일 보도된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30일 기준 국민연금 평가금액은 5537억원으로 지난 11일 종가기준 6109억원과 비교해 572억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박 장관은 지난 4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행위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에 영향을 주고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발언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대한항공에 적용할지도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7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예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통해 주주의결권을 강화하면 정부가 기업들의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를 의시한 듯 스튜어드십코드는 대한항공처럼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게 아니다는 박 장관의 발언으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게 되면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경영 간섭이 한층 커 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박 장관이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안하고 위원들이 이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실무진 차원에서 수시로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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