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본사 폐쇄 결정에 따라 31일 문 닫아
군산경제 초비상 협력업체 등 대량실직 우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연 지 22년 만에 결국 폐쇄 결정에 따라 31일 문을 닫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뉴시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연 지 22년 만에 결국 폐쇄 결정에 따라 31일 문을 닫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사진은 적막감이 감도는 군산공장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연 지 22년 만에 결국 폐쇄 결정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GM에 따르면 31일 군산공장 유지보수 인력만 남긴 채 군산공장을 폐쇄한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1200여명 근로자들도 이날을 기점으로 공장 폐쇄와 함께 모두 퇴사하며, 미신청자 600여명은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되거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군산공장은 군산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폐쇄 결정과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퇴사하거나 전환배치되면서 지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군산공장은 1996년 대우자동차 공장으로 '대우 누비라 1호 차'를 처음 출고하면서 첫 발을 뗐다. 공장 폐쇄 결정까지 22년 간 사명은 2002년 'GM DAEWOO'로, 2011년 '한국지엠주식회사'로 2번이나 변경됐다.

군산공장에서만 생산된 차종만 누비라, 레조, 라세티, 쉐보레 올란도, 크루즈, 크루즈 터보, 올 뉴 크루즈 등이다. 이 사이 군산공장 생산능력은 27만대 규모로 커졌다. 협력업체 130여 곳과 함께 연간 1만2천여 명을 상시 고용하며 군산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함께 군산 경제의 한축을 담당해왔다. 이같은 군산공장에서 팔려나가는 자동차만 연간 27만대 130개국에 달했다. 군산공장 호황으로 지역경제는 몰라보게 좋아졌지만 이같은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잘 나가던 군산공장은 2011년 26만대를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3년 15만대, 2014년 8만대, 2016년 4만대로 줄더니 지난해는 3만대에 그쳤다. 2013년 쉐보레의 유럽철수로 수출 물량과 내수가 급감으로 군산공장이 타격을 입었던 것이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인건비는 매년 상승하며 고정비 지출이 늘어난 것도 군산공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급기야 공장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지고 지난해는 20%도 밑돌면서 군산공장 폐쇄 조치라는 극단적 처방을 내놓았다. 폐쇄 조치 이후 군산시와 지역사회는 GM 차량 사주기, 군산공장 사랑하기 캠페인 등 군산공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GM 노조도 군산공장 살리기 압박을 가했지만 이것도 효과가 없었다.

군산공장 폐쇄는 군산공장 근로자 외에 협력업체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쳐 근로자 1만20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실직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지역경제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군산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지역경제 기반 붕괴를 우려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까지 지역 경제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있고 인근 지역 상권은 몰락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지난 4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군산시 관계자는 "군산을 살리려면 정부가 군산공장 매각이나 재가동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효과적인 지원과 추경예산 집행을 서두르지 않으면, 최악에 이른 군산경제를 살릴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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