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국민연금·외국인 주주 표심 향배 가를 듯

국민연금 과 외국인 주주들 일부가 찬성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국민연금 과 외국인 주주들 일부가 찬성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 여부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엘리엇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이후 국내외 자문사들이 잇따라 반대 의견에 동참하면서 현대차가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문사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현대차에 손을 들어준다 해도 48%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 설득에 실패할 경우 개편안 통과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국민연금 선택과 외국인 주주들이 현대차가 밝힌 입장에 얼마나 동조할지가 개편안 통과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8일 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문사 가운데 ISS를 비롯한 해외 의결권자문사들과 국내 영향이 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개편안 가결은 낙관하기 힘들게 된 상황에서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찬성’ 입장을 밝히며 현대차에 일단 숨통이 트였다. 주주들이 자문사들의 의견을 참고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번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결정은 주주들과 국민연금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모비스 지분 중 48%는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자문사의 판단은 외국인 주주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즉,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주총에서 자문사가 권고한 내용을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분할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이 있는 주주가 3분의 1이상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에 우호적인 지분은 기아차와 현대제철 등 30%안팎인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48%에 달한다. 현대모비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9.82%를 보유중이다. 국내 기관•개인이 8.7%, 개인투자자는 5~6%를 보유하고 있다. 통상 대기업 정기주총 참석률이 70% 안팎인 것을 가정하면 50%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분할·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파급력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 및 외국인 주주들 일부의 찬성표 필요하다. 이런 가정은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다 찬성표를 던질 경우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 일부 찬성표 확보가 이번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 통과에 최대 분수령이 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외국인 주주들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최근 정의선 부회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 친화책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해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강화해 나가고 이를 통해 수익이 성장하고 주주 환원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주주들의 표를 결집하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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