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석연치 않은 중도하차로 인해 공백기를 맞고 있는 포스코가 차기 회장에 전 현직 인사가 회장직을 맡을지 외부인사가 깜짝 발탁될지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외부 인사보다 전·현직 ‘포스코맨’ 가운데 선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전·현직 포스코맨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에 이어 지난 11일까지 1~3차 ‘CEO승계 카운슬’을 열고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차기 후보군을 추렸다. 승계 카운슬은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박병원 정문기 이명우 김신배)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포스코는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 기준일을 5월31일로 공고했다. 오는 31일을 기준으로 포스코 주주 명부에 등재돼 있는 주주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차기 후보들은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된 CEO후보 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와 면접을 거치고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해 주총에 추천하게 된다. 이후 주총에선 회장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 부의하고 이사회는 회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만약 차기 후보군들이 CEO후보 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와 면접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다시 CEO승계 카운슬을 개최해 후보군을 재선정하게 된다. 현재로선 CEO승계 카운슬을 통해 추려진 후보군들이 최종 포스코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CEO승계 카운슬은 차기 회장의 역량으로, 글로벌 경영 역량과 혁신 역량, 철강·인프라, 신성장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추진 역량이 있는 인사를 차기 후보로 추천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즉 포스코그룹 100년을 이끌어갈 수 있는 혁신적 리더십을 강조한 것이다. 이같은 기조라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권오준 전 회장과 함께 포스코를 이끌었던 현직 임원 후보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와 전혀 상관없는 외부인사가 올 경우 낙사한 인사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무엇보다 권 전 회장 체제에서 체질개선을 통해 포스코가 부활 신호탄을 쐈다는 점에서 이 기간 함께 했던 내부 임원 후보군 가운데 차기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포스코그룹 역대 회장 8명 가운데 외부 인사는 김만제 전 회장이 유일한 점도 내부 인사가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포스코 안팎에서 후보군으로 현직 포스코맨 중에서는 현직 중에는 오인환·장인화 포스코 사장, 박기홍 포스코 에너지 사장(60),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원 사장급 전문임원(59)이 거론된다. ‘포스코 2인자’라고 불리는 오 사장은 조직개편 이후 철강사업본부, 기술투자본부 등 1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문 대통령의 방중 경제 사절단에 포함돼 주목받았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포스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조직개편 이후 철강생산본부, 경영지원센터 등 2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전직으로는 김준식(64)·황은연(60) 전 사장이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황 전 사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 측의 배드민턴단 창단 요구를 거부했고, 지난해 인사에서 한직이나 다름없는 인재창조원장으로 발령 난 것이 지금 와선 가점 요인이 되고 있고, 지난해 3월 권 회장 연임 당시 유력한 대항마로 꼽혀 전직 인물로선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이다. 김준식 전 사장은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과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