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정진행 사장이 현대차그룹 지배주고 개편안에 대해 엘리엇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해 한마디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11일 블룸버스통신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엘리엇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들 제안을 경청할 것이며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익 되는 제안이 있다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엘리엇 공격에 흔들림 없이 개편안대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가 그동안 발표한 주주친화정책에 대해 여전히 일부 주주들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 친화책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도 11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제15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엘리엇의 반대 표명에 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엘리엇의 권고에 쉽게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며 “의견을 내는 주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진행 사장 역시 정의선 부회장 입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정 사장은 주주 친화정책이 이제 시작이라는 정 부회장의 발언에 대해 “앞으로 시스템적으로 친화적 정책을 많이 쓰겠다는 얘기 아니겠나”라며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하고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임시주주총회는 다음달 29일 열린다. 양사는 주총에서 분할, 합병에 관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한편, 엘리엇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자동차그룹 개편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히며 다른 주주에게도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의 현 개편안이 잘못된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모양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문제점으로 △타당한사업논리결여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합병조건을 제시하지 못함 △실질적으로 기업 경영구조를 간소화시키지 못함 △현저한 가치저평가에 대한 종합적 대책결여 △자본관리최적화, 주주환원향상 및 기업경영구조 개선방안 결여 등을 꼽았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의 지속적인 실적저조 및 주가 저평가를 야기하였던 본질적인 문제점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