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물산 합병 부당 개입해 손실”
4월 중재의향서 제출…삼성, 별다른 언급 없어

삼성물산.[사진 / 시사포커스 DB]
삼성물산.[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중재의향서를 4월 중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엘리엇이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를 통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이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한 것을 두고 정부가 부당하게 간섭해 투자 손실을 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재의향서엔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등 한국 정부 개입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해 이들 계열사에 투자한 엘리엇이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청구를 중재에 제기하겠다는 의사에 관한 서면통보로서, 실제 중재 제기는 중재의향서 접수 후 90일 후부터 가능하다. 이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식 소송을 제기한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 엘리엇은 ISD를 제기할 것이란 게 국제 중재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직 정식소송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서 이에 대한 언급을 내놓을 경우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건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연관돼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엘리엇이 실제로 ISD를 실행에 옮겨 국제기구를 통해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의 적절성 논란이 재차 불거져 이슈화 되는 것에 삼성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ISD를 제기하면 정부가 이와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밖에 없고 이 부회장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어디로 튈지 몰라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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