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집회 2개 노조만 참여…새노조는 불참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대한항공 일반노조, 조종사 노조가 주최한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집회가 열었다.ⓒ뉴시스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대한항공 일반노조, 조종사 노조가 주최한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집회가 열었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집회를 열고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던 대한항공 3개 노조가 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이하 새노조)이 ‘3개 노조 협의체(가칭’)에 요구한 구호 변경이 관철되지 않으면서 27일 열린 집회는 반쪽 행사에 그쳤다.

이날 규탄집회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대한항공 노동조합 등 2개 노조만 참여했다. 3개 노조 협의체는 ‘갑질경영 대한항공 오너 퇴출’ 규탄 대회를 27일 열기로 합의하고 집회 계획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그런데 집회 구호를 놓고 새노조가 구호 변경을 요청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새노조는 지난 24일 집회 계획 대자보를 게시하자 조합원 및 대의원들이 구호 변경 요청이 빗발치면서 이를 결정하고 3개 노조 협의체에 구호 변경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25일 23:00까지 3개 노조 협의체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종 불참을 통보했다. 3개 노조 협의체는 다음날(26일) 요구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새노조에 통보했지만 새노조는 합동집회 불참 관련 입장을 내면서 민의에 어긋난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 노조는 “‘3개노조 공동대응’의 기조가 지켜지지 않은 것에 심히 유감을 느낀다”며 “기존 요구사항이 직접적 대상이 없는 공허한 메아릴일 뿐이고 몇몇 요구사항은 갑질 사태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므로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실제 기존 구호와 새노조가 변경 요청한 구호를 보면 확연히 다르다. 기존 구호는 대한항공 재벌갑질 규탄 구호 외에도 임금 및 조종사 인력 확보 관련 구호가 들어가 있다. 반면 새노조가 요구한 구호는 대한한공 총수 일가 규탄 및 대책 마련 구호로 돼 있다. 아마 새노조에선 조합원 대의원들이 기존 구호가 총수 일가 규탄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구호에 맞춰져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해 구호 변경 요청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새노조의 불참으로 이날 ‘갑질경영 대한항공 오너 퇴출’ 규탄대회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대한항공 노동조합만 참여했다. 두 노조는 이날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일탈에서 비롯된 작금의 사태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대한항공은 그동안 오직 사주 주머니만을 채우는 곳간에 지나지 않았고, 전 직원을 그 곳간을 채우기 우해 날품 파는 머슴에 불과했다”고 규탄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이 3개 노조 협의체에에 요구한 구호 변경 안ⓒ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
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이 3개 노조 협의체에에 요구한 구호 변경 안ⓒ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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