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의 일탈 행동 기업 이미지 하락
실적 및 주가 하락 불가피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 경영 타격은 비단 대한항공뿐만 아니다. 과거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오너 갑질 논란에 휩싸이던 업체들도 매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 경영 타격은 비단 대한항공뿐만 아니다. 과거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오너 갑질 논란에 휩싸이던 업체들도 매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갑질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총수 일가의 일탈이 기업경영에 타격을 주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한진그룹 계열 상장사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 경영 타격은 비단 대한항공뿐만 아니다. 과거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오너 갑질 논란에 휩싸이던 업체들도 매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의 일명 ‘물벼락 갑질’ 의혹이 처음 보도된 12일부터 4거래일 동안에만 한진그룹 상장사 시가총액 3200억원이 날아갔다. 갑질 의혹이 보도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11일 종가 기준 대한항공, 한진칼, 진에어,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 상장사 5곳의 시총은 총 6조 1780억원이었다. 그런데 보도 이후 전날 종가 기준 한진그룹의 총 시총은 5조 8580억원으로 집계되며 시총 하락으로 이어졌다. 조현민 전무가 있는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3만5900원이던 주가가 전 거래일인 20일까지 3만3500원으로 6.7% 하락했다.

그간 기업 이미지도 더 나빠졌다. 4년 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 이미지가 실추된 이후 이미지 개선에 노력한 와중에 조 전무의 갑질 의혹이 터지면서 대한항공 내부에는 기업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뒤숭숭한 분위기다. 오너 일가의 일탈 행위가 직원들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대한항공 직원이라는 게 부끄럽다’는 말까지 나온다. SNS 및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대한항공 탑승 거부 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기업 이미지가 최악의 치닫는 상황이다. 어제(2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조현민 조현아 두 딸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겠다”고 하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사과문 발표 이후 대한항공 및 한진칼 등의 주가는 이날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이미지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너리스크는 비단 한진그룹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해 오너리스크로 기업 매출이 하락하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한 곳이 부지기수다. 실례로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2016년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데 이어 이듬해 보복출점과 친족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치즈를 비싼 값에 공급하는 일명 ‘치즈 통행세’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지만 매출 하락을 막지 못해 업계 1위에서 꼴찌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미스터피자 영업이익은 개별기준 2016년 -89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오너리스크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가 불거진 이후 가맹점들은 40% 가량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면피용 대국민 사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너리스크로 인하 피해는 기업 및 직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갑질 논란이 불거진 오너일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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