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및 중국업체 저가 수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등 조선3사가 올해 들어 잇단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쓴맛을 보고 있다.ⓒ각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등 조선3사가 올해 들어 잇단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쓴맛을 보고 있다.ⓒ각사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등 조선3사가 올해 들어 잇단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쓴맛을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규모는 조 단위로 커서 하나라도 수주하면 매출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조선사에선 절대 놓칠 수 없어 수주준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른 경쟁업체와의 컨소시엄에 연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해양플랜트 일감이 끊길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석유화학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진행하는 아프리카 또르뚜(Tortue) 가스전 개발 사업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1조원대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 수주를 놓고 프랑스 테크닙FMC와 중국 코스코(COSCO) 컨소시엄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패했다. 원인으로 가격 경쟁력에 밀렸다는 평가다. 가스전 개발 사업은 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총 4기의 해양플랜트를 발주하는 것으로, 사업규모만 6조원대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조선3사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몇 년 간 수주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수주를 늘리기 위해 출혈경쟁을 단행한 탓에 부실 규모만 키워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출혈경쟁을 지양하며 수익성을 따져보고 수주전에 임하고 있어 연이어 쓴맛을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국영석유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북해 유전 요한스베드럽 해양플랜트 입찰에서도 자국 업체 아이벨과 아커솔루션-크베너 조인트 벤처에 밀리면서 고배를 마셨다. 앞서 조선 3사는 작년 스타토일이 ‘요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에 필요한 FPSO를 짓기 위해 발주한 5000억원대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업체 ‘셈코프 마린’에 모두 고배를 마셨다. 당시 대우조선이 5억7500만달러를 써냈지만 8500만달러 적게 써낸 셈코프 마린이 수주했다.

조선3사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심각한 상황이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이 작년에 두 건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을 제외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11월 이후 한 건도 해양플랜트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현재 건설 중인 아랍에미리트 나스르 해양플랜트 공사가 끝나는 올해 7월이면 일감이 바닥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동남아 및 중국 조선업체들이 저가 수주로 달려들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기엔 힘든 상황이다”며 “국내 조선사들도 저가 수주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또 다시 부실 규모를 키울 수 있어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고 있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의 질을 높이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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