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노조 활동 보장 확산 될지 주목
재계, 다른 기업들 삼성과 같은 통큰 결단 내리기 어려워

이번 삼성의 직접 고용 방침이 협력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로 확산될지 재계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번 삼성의 직접 고용 방침이 협력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로 확산될지 재계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협력업체 직원 8천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80년간 무노조경영을 이어온 삼성이 무노조경영을 포기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이번 삼성의 직접 고용 방침이 협력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로 확산될지 재계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무노조경영 원칙을 고수하며 스피드 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이 됐다”며 “다른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된다면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 안에는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 웰스토리지회,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에스원 등의 노조가 설립됐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노조활동 보장을 이끌어 내면서 다른 계열사 노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노조는 삼성이 그간 무노조경영 원칙을 고수해 노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에 이번 직접고용 합의를 기반으로 이들 노조의 노조활동 전면보장과 직접고용은 물론 삼성그룹 전 계열사에 노동조합이 들어서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이 그동안 고수해온 무노조경영 원칙을 깨고 이들의 요구대로 전 계열사로 노조활동 보장 및 노조설립을 허용할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 일단 삼성이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기존 노조의 노조 활동 보장으로 확대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노조가 없거나 노조활동이 없는 계열사들의 노조설립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삼성전자서비스의 결정에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지 재계는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통큰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상황이었던 만큼 다른 기업들 사이에선 삼성과 같은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전자의 한축인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서비스와 유사한 LG전자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서비스는 100여개 협력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데 여기에 종사하는 협력사 직원만 4000여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로부터 합법적인 노조 활동 보장 약속을 이끌어낸 섬성전자서비스지회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무노조 경영을 종식시키기 위해 삼성그룹 내 노조활동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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