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해 문건 검찰 수사 압박에 삼성 협력업체 직원 정규직 전환 나서

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병훈 사무장, 곽형수 수석부지회장, 나두식 지회장, 삼성전자서비스 최우수 대표이사, 최평석 전무) ⓒ삼성전자
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병훈 사무장, 곽형수 수석부지회장, 나두식 지회장, 삼성전자서비스 최우수 대표이사, 최평석 전무) ⓒ삼성전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이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직원 약 8000명을 직접고용하고,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무노조경영을 포기할지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삼성은 1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합의를 통해 삼성전자서비스 소속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고용(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직접고용 규모는 7000~8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번 조치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협력사와의 서비스 위탁계약 해지가 불가피해, 협력사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보상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또 노조 및 이해당사자들과 빠른 시일 내에 직접 고용에 따른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사 직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 고용되면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서비스의 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직접고용 전환 발표에 따라 삼성이 무노조경영 원칙을 포기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삼성은 1938년 창사 이래 80년간 무노조경영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검찰이 노조와해 문건 수사 과정에서 각 지사 산하 협력업체(센터) 소속 노조원의 동향과 지사나 협력업체 측이 노조원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탈퇴를 회유하거나 압박하는 등 노조 파괴를 지속적으로 시도했고, 미래전략실의 핵심인사들이 관련된 증거가 대거 확보되면서 삼성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날 삼성이 직접고용 전환 발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무노조경영 원칙을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단체협상 등 노사 간 대화를 할 수 밖에 없고 무엇보다 이날 삼성이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로 하면서 무노조경영 원칙이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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