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구조로 해외 사업 부실에 매각 불발까지 적자만 커져
‘마케팅통’ 이인찬 대표, 흑자 전환 이룰 지 경영 시험대

SK텔레콤 출신 수장을 투입하고서도 그동안 적자만 쌓이면서 올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인찬 대표가 적자 구조를 탈피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경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K플래닛
SK텔레콤 출신 수장을 투입하고서도 그동안 적자만 쌓이면서 올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인찬 대표가 적자 구조를 탈피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경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K플래닛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SK플래닛 수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이 들고 있다. 지난해 매각설에도 휩싸였지만 매각협상은 불발됐다. SK텔레콤 출신 수장을 투입하고서도 적자만 쌓이면서 올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인찬 대표가 적자 구조를 탈피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경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지난해 5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SK플래닛은 매출 9916억원, 영업손실 2497억원을 기록해 전년(매출 1조363억원·영업손실 3334억원)보다 각각 약 4.3%, 약 25% 줄었다. 이에 자산 규모가 1조534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도 신통치 않다. SK플래닛은 2013년 3월 현지 파트너인 터키 도우쉬 그룹과 함께 터키에 최적화된 오픈마켓 서비스를 런칭했고, 2014년 10월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이동통신 사업자인 Celcom Axiata Berhad와 온라인 쇼핑몰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작년 2월에는 태국에서도 사업 런칭을 시작하는 등 해외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나섰다. 문제는 손실폭이 줄거나 늘면서 적자 탈피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현지 이동통신사와 50%씩 투자해 '엑스엘 플래닛디지털(PT XL Planet Digital)'을 설립, '일레브니아'를 운영해왔지만 2015년 213억 원, 2016년 494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살림그룹에 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말레이시아 법인도 2016년 417억 원 적자를 낸 후 지난해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해외 계열사인 SKP아메리카는 지난해 573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손상차손 규모는 1118억 원에 달했다. 투자회사인 SK플래닛글로벌홀딩스도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709억 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약 54.1% 늘었다.

이에 국내 및 해외사업을 통해 SK플래닛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순손실을 내며 손실 규모만 6000억 원이 넘는다. 이 이간 거쳐 간 수장만 2명으로 서성원, 서진우 사장이다. 이들은 모두 SK텔레콤 내부 출신들이다. 기대가 컸지만 적자만 눈덩이로 불어났다. 결국 수장 교체라는 강수를 꺼내들고 분위기 쇄신에 나선 상황이지만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SK플래닛은 11번가, OK Cashbag, 시럽(Syrup) 등 커머스 분야의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가 심각해지자 매각설 휩싸였지만 경영권 사수하려는 방식을 고집하며 끝내 매각협상은 불발됐다. 무엇보다 해외부실이 매각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SK플래닛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고비용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특성상 플랫폼 장악이 곧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인찬 대표는 2015년 SK브로드밴드 마케팅 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 등을 거친 ‘마케팅통’으로 꼽힌다. 따라서 고비용 구조를 탈피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SK플래닛의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관건은 고비용 구조 탈피에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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