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사망사고 및 112조원 유령주식 발행 등 잇단 사고
재계 일각에서 컨트롤타워 필요성 언급…부정적 여론 높아 실행 쉽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해체하고 지난해 2월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애겠다고 선언한 이후 삼성 안팎에선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해체하고 지난해 2월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애겠다고 선언한 이후 삼성 안팎에선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요즘 삼성을 예전 관리의 삼성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관리능력에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해체하고 지난해 2월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애겠다고 선언한 이후 삼성 안팎에선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 삼성은 계열사 이사회 중심을 기반으로 전자계열(삼성전자), 비전자계열(삼성물산), 금융계열(삼성생명) 등 3개 부문의 TF를 통해 과거 삼성 미전실의 기능을 대체할 중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해당 계열사 인사나 계열사 간 업무조정,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 달 사이 반도체 공장 정전에 공장 추락 사망 사고, 112조원 유령주식 발행 등 한 달 새 대형 악재 3건 발생하며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꼽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사건이 나면 과거 미전실에서 즉각 사후 조치가 내려졌고 그룹에서 차후 발생이 되지 않도록 즉각적인 환기에 나섰다면 지금 같아서는 삼성생명의 ‘금융경쟁력제고TF' 차원에서 수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악재의 연속은 관리 부재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6일 우리사주에 배당금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를 넣은 증권업계 사상 유례없는 사고(112조원 규모)가 발생하자 이틀이 지난 8일에야 사과문을 냈다.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최대한의 방법을 찾아 구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삼성물산이 시공한 삼성전자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인명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달새 잇단 악재가 연이어 터진 것은 컨트롤타워 부재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시절, 미전실이라는 컨트롤타워가 있었다면 연이은 악재가 터지지 않았을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런 위기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였던 미전실 해체는 단기적으로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진단이다. 현재의 전자, 물산, 금융 TF만으로는 삼성 전 계열사의 위험을 관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언급되는 이유다.

실제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해 삼성의 인사는 두해를 넘기며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된 후 일주일 지난 2월12일에야 마무리됐다. 그렇다고 예전 미전실처럼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삼성을 바라보는 부정적 여론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든다면 여론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약속해 해체한 마당에 다시 부활시킨다면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삼성의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재계에서 언급해도 실제 움직임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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