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김기식 금감원장이 전 19대 국회의원 정무위 시절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대가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야당이 제기한 의혹에 조목조목 해명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했다. 청와대 측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8일 출입기자들에게 ‘김기식 금감원장 입장’이라는 참고자료를 내고 “의원시절 공적인 목적으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출장 후 해당기관과 관련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고, 오해를 살만한 혜택을 준 사실도 없다”며 “하지만 이번일을 계기로 공직자로서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장 때 보좌관이나 비서와 동행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당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보좌했기에 수행토록 했지만, 그것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스스로에게 더욱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 금감원장으로서 소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 등 야당의원들 일제히 “야당의원 같았으며 이미 압수수색이 수차례 걸쳐 들어왔을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일부 야당의원들은 김 원장이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인 △2014년 3월 한국거래소(KRX)의 예산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 △2015년 5월 우리은행 지원으로 2박 4일간 중국·인도 방문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온 것이 대가성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김기식 금감원장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우즈벡 증시현대화 프로젝트 관련 계약 체결 및 현지 고위인사 면담 등을 앞두고 국회 차원의 지원을 필요로 해 출장 동향을 요청했고, 그 타당성이 인정돼 수락했다. 또 한국거래소에서 지주사 전환 법안 처리를 반대하던 법안과 관련해 김 의원은 “시기상으로 2014년 3월 출장 후 1년 4개월 이후에야 금감원에서 해당 법안이 발표됐고, 1년 6개월 후인 2015년 9월에 법안이 제출됐다는 점에서 대가성이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 5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주관한 미국·유럽 출장에 대해서도 “KIEP산하 연구소 두 곳에 대한 운영비를 불투명하게 처리해 국회에서 KIEP 관리·감독 기능강화를 요구했고, 현장에 직접 찾아가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예산도 삭감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은행 화푸빌딩 헐값 매각 의혹에 김 원장이 중국·인도 출장도 목적에 맞는 정당한 출장이었고, 해당 시점은 대금회수도 끝났고 책임자 금감원 징계 조치도 마무리된 상태로 우리은행 경영진도 교체된 뒤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