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산없는 싸움’에서 ‘안 한다 단언 없다’로

▲ 정운찬 서울대 총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선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전 총장은 20일 한 기자간담회에서 “정치 참여에 대하 전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 아니겠느냐”며 “정치를 안 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전까지 “승산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며 “나는 대통령감이 아니다”라고 말해온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두 대선주자가 자리를 넘겨주겠느냐”는 발언은 역으로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이면합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정 전 총장은 미 콜럼비아대·영 런던정경대·서울대에서 교수생활을 했고 2002년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대 총장을 지냈다. 특히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독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이상 가는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은 정 전 총장의 부상에 대체로 호의적이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민주당이 ‘빅 텐트’를 만들고 고건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면 굉장한 흥행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 전 총장의 영입 의사를 피력했다.

김근태계이자 지난 5월 서울대 입시를 두고 정 전 총장과 논쟁을 벌였던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마저 21일 “정 전 총장은 서울대에서 가장 개혁적인 교수 중 하나”라고 칭송했다. 정 전 총장의 정계진출에 부정적인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 또한 21일 “정 전 총장은 미래세력으로서의 굉장히 의미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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