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 보복 확전 양상…한국 산업계 비상
美의 對中 수입 10% 감소할 경우 韓의 對中 수출 30조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G2’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사진 / 시사포커스 DB]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G2’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미국과 중국,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美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계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3일(현지시간) 중국산(産) 1300개 제품의 목록을 공개하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1시간 만에 담화를 발표하고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조치를 취하겠다며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이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G2’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美中 관세 보복 맞불로 무역전쟁 확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산 전자제품, 반도체 및 모터, 고화질 컬러 비디오 프로젝터 등 1300개 품목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 규모는 지난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량 약 5000억달러의 10%인 500억달러(약 52조8000억원)다.

미국무역대표부(USTR·US Trade Representative)는 화학·기계 등 중간재는 물론 중국산 전자제품, 반도체 및 모터, 반도체장비, 산업용 로봇 등 첨단제품 등에 1300개 품목에 25~35%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관세는 5월 15일로 예정된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친 후 발효된다. 관세 규모는 500억달러(약 54조원)로 지난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량 약 5000억달러의 10%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지난 1일 중국은 미국산 돈육, 돈육제품, 재활용 알루미늄 등 8개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과일, 견과류, 와인 등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3월 23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232조 조치에 따라 지난 2일 30억달러(약 3조1600억원)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고했다. 그런데 미국의 이번 조치 발표 이후 한 시간 만에 중국은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고 반발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1300여 개 품목에 고율 관세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 자동차, 화공품 4종류 등 106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産) 1300개 제품의 목록을 3일(현지시간) 공개하고 보복 관세 부과에 나서자 중국이 즉각 미국산 대두, 자동차, 화공품 4종류 등 106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는 등 세계 1·2위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G2 무역 전쟁에 한국, 對 중국 수출 직격탄

미국과 중국 시장은 한국의 수출 1,2위 시장으로 이번 미중의 보복 관세에 편치 않은 모습이다. 가뜩이나 미중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입을 산업계의 손실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한다. 대중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78.5%에 이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대로 중국 수입품의 약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 달러(약 30조4천925억원)가 감소한다. 전기장비(109억2천만달러), IT(-56억 달러), 유화(-35억2천만 달러), 기계(-27억2천만 달러), 경공업(-23억6천만 달러) 분야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전쟁 발발시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미국시장 내 한중간 경합도가 높은 품목에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우리 수출품의 미국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는 美中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한 상황에서 G2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무역협회가 발표한 ‘2017년 우리 수출의 호조요인 분석 빅4 시장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경쟁력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각각 4.0%와 1.6%씩 감소했다. 이 가운데 휴대폰과 함께 디스플레이 수출 경쟁력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국의 對중국 수출 품목 중 1·2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따라서 반도체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인 반면 디스플레이는 중간재 성격이 강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건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에서 제품 경쟁력이 2년 연속 수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경쟁력 약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 신성장 품목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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