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청탁리스트 나온 뒤 윗선 본격 수사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검찰 칼끝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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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직에 이어 29일 금융지주 회장직도 사퇴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주 주총에서 은행장직을 퇴직하며 DBG금융지주 회장직은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바 있다.

2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DGB금융지주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긴급 소집한 임시 임원회의에서 밝혔다.

박인규 행장이 이끌어 온 대구은행은 최근 금감원이 의뢰한 2016년 임직원 자녀 3명의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대구은행 본점 인사과 및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22일 추가로 2015년~2017년 30여건의 채용비리 사례와 27일 청탁리스트를 확보했다. 일련의 검찰 조사로 대구은행 전·현직 인사과 직원 4명이 입건됐다.

박 행장은 이전 23일 주총에서 대구은행장을 사임하되 DGB금융지주 회장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연일 노조와 지역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시민단체 등은 이전 두차례 영장이 기각됐던 박 행장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횡령 혐의에도 검찰이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 행장은 은행 임원들과 2014년 4월 취임 직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30억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7일 검찰이 대구은행 수사 과정에서 채용 청탁리스트를 발견하면서, 박 행장 등 윗선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기로 했고, 이틀 뒤인 29일 박 행장은 퇴임 의사를 밝히기에 이르렀다. 이날 임시회의에서 박 행장은 “관련된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주주와 고객 임직원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한다”고 밝혔다.

2017년 3월 대구은행장 겸 DBG금융지주 회장을 연임한 박 행장은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 서울영업부장, 전략금융본부장, 영업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박 행장은 지난 2014년 3월 수장 자리에 올랐다.

DBG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박 행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오는 4월 2일 임시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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