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에 두터운 신임 보낸 주주 경영능력 인정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 지분 확보 가능성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 경영권을 유지하며 옥중경영을 이어나가면서 재차 수면위로 부각된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지주사에 편입된 비상장 계열사 주식 매각에 나서면서 일본홀딩스 및 호텔롯데 지분을 늘려 신 회장 견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재계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주주들이 두터운 신임을 보내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법정 구속에 따른 재선임 반대 목소리를 잠재웠다. 지난달 21일 뇌물공여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대표이사사임은 수용하는 대신 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정도 주주들이 재선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단 주주들이 신 회장에 대한 경영능력에 대해 신임을 보내면서 단단한 경영권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잉여의 몸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그룹 현안을 챙기기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여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신 회장과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그룹 현안을 챙길 전망이다.

신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다퉜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행보도 신 회장 경영권 유지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후지필름 지분 1만2360주(지분율 8.78%), 롯데상사 7만1894주(8.03%), 롯데아이티테크 34만1480주(3.99%) 등 1170여억원에 상당하는 지분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후지필름, 롯데상사, 롯데아이티테크 등 한국후지필름, 롯데상사, 롯데아이티테크, 대홍기획,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등 6개 계열사를 롯데지주로 편입시키기 위한 분할합병 결정에 따른 주식 주식매각 결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신 전 부회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 정리를 두고 경영권 포기 수순을 밝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지분율은 0.2%보다 더 낮아지면서 그만큼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여력이 더 작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롯데쇼핑 지분율도 0.48%로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주식회사 광윤사 대표이사 신동주’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신 회장이 이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피력했지만 일본롯데홀딩스는 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신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 전 부회장의 전략이 계속 먹히지 않으면서 더 이상 경영권을 탈환하기 위한 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는 시각이 높다. 다만 이번 주식 매각 대금으로 일본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 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할 것이라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가 완전히 완성되려면 일본 롯데에 종속되어 있는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 등 38개에 달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롯데지주로 편입시켜야 마무리된다.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는 신 전 부회장이 올라 있다. 따라서 경영권 보다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지주사 체제 완성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급선회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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