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 한시적 유예 결정에 철강업계 일단 환영 면제국 지정 노력
한미FTA 개정 협상에 자동차 분야 양보 요구 거세질 듯

미 행정부가 철강 알루미늄 ‘관세 폭탄’에서 한국을 유예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철강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 이번 자동차 업계는 이번 유예가 자동차로 불똥이 튀지 않을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미 행정부가 철강 알루미늄 ‘관세 폭탄’에서 한국을 유예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철강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 이번 자동차 업계는 이번 유예가 자동차로 불똥이 튀지 않을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도널트 트럼프 미 행정부가 철강 알루미늄 ‘관세 폭탄’에서 한국을 유예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철강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 이번 자동차 업계는 이번 유예가 자동차로 불똥이 튀지 않을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밤 보도자료를 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명령을 잠정 유예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철강 관세 부과를 4월말까지 한시 유예라는 점에서 일단 철강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이후 영구 면제국으로 지정 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 및 정부와 함께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을 ‘관세 폭탄’ 지정국에서 제외하며 한시 유예 결정을 내린 이유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더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 정부는 가장 핵심 현안인 자동차 부문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자동차 분야를 ‘불균형 무역’의 대표적인 분야로 손꼽을 정도다. 이 때문에 철강 관세 유예를 빌미로 한미 FTA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의 양보를 더 끌어내려는 속셈이라는 게 정부와 관련업계의 판단이다.

자동차가 대미 무역에서 차지하는 흑자 비중은 절대적이다. 작년 한국의 대(對)미 무역흑자178억7000만 달러 가운데 자동차로 번 흑자 규모는 129억6600만 달러로 전체 흑자의 약 72.6%를 차지한다. 즉, 대미 수출로 인해 미국의 적자 규모가 이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한미FTA 개정 협상에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분야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안전기준 미충족 차량에 대한 2만5000대 수입 쿼터 확대,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연장을 포함한 관세 양허 일정 조정, 원산지 기준 개정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 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한·미 FTA 재협상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산업의 향후 5년간 수출 손실은 11조4천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철강 관세 유예는 환영할 일이지만 한미 FTA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 양보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무관세에 관세 부과로 바뀔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미 FTA 문제와 관련 현대차는 “FTA 개정에 관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제품경쟁력을 향상해 관세부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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