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파문’ 회복 나선 與-‘후보 찾기’ 골몰하는 野…승자는 누구?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미투운동 여파와 청와대발 개헌 시동으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마저 석 달도 채 남지 않게 되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정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각 정당마다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미투운동 여파와 청와대발 개헌 시동으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마저 석 달도 채 남지 않게 되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정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각 정당마다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미투운동 여파와 청와대발 개헌 시동으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마저 석 달도 채 남지 않게 되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정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각 정당마다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특히 당초 고공행진하던 지지율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지방선거 결과에 자신감을 보여 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미투 파문’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선거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는데, 일단 여당은 미투 후폭풍에서 벗어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반전의 계기를 포착한 야권의 경우 후보난 때문에 모처럼 맞은 기회를 잡는 데 애를 먹고 있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미투 직격탄’ 맞았던 여당, ‘신속 대응’ 덕에 위기 넘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지방선거에 암운이 드리워졌던 민주당에선 즉각적으로 안 전 지사를 제명하고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수차례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로 여론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안 지사에 뒤이어 충남지사에 출마하겠다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물론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민병두 의원 역시 구설수에 오르며 악재를 계속 맞은 바 있다.

무엇보다 잇따른 논란에 여당 측 인사들만 연루되면서 야권에선 호기를 만난 듯 비난수위를 높여가 민주당으로선 여간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는데, 의혹 당사자들의 행보마저 당이 기대하던 바와 달리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을 받았던 박 전 대변인은 초반에 도리어 선거 출마 의사를 굳히면서 적극 맞선 데 반해 민 의원은 의혹을 인정하는 건 아니나 의원직은 자진사퇴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완전히 엇갈려 당을 한층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장 내달 말에 있을 하반기 국회의장 선출 등으로 원내 1당 지위 수성 역시 급선무인 민주당에게는 한 명의 의원도 아쉬운 상황이다 보니 민 의원의 갑작스런 자진사퇴 선언 소식을 접하자마자 재고까지 요청했지만 끝내 의사를 굽히지 않자 이제는 동문들과 지지자들까지 나서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달리 논란에 적극 맞서고 있지만 의원직은 갖고 있지 않은 박 전 대변인이나 복당을 신청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선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이고 있는데, 민주당은 그간 출마 의사를 고수하던 박 전 대변인을 적극 설득한 끝에 충남지사 예비후보직을 스스로 내려놓게 만들었고, “여론도 성추행 의혹에 결백을 확신하고 있다”며 정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는 물론 복당까지 신청한 데 대해서도 지도부 내 보류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의혹이 불거진 당사자들과 실익에 따라 발 빠르게 ‘선 긋기’에 나선 덕분인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2명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3월 2주차 정당 지지율(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응답률 5.3%)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오히려 3.4%포인트 상승한 51.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번 파문으로 반등을 노려봄직 했던 야권은 대체로 지지율이 하락한 모양새여서 도리어 정치권까지 확산된 ‘미투 바람’이 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를 읽은 민주당에서도 지난 5일 ‘안희정 쇼크’ 이후 중단됐던 지방선거 준비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인데,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 및 전략공천위원회 위원 임명안 의결을 기점으로 선거체제에 재돌입할 예정이다.

◆ 선거 앞두고 ‘반사 효과’ 못 얻은 한국당, 내심 급해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투 파문'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도리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투 파문'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도리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하지만 여당에서 줄이어 터져 나온 미투 파문을 전기로 삼고자 연일 맹공을 퍼부었던 자유한국당은 그간의 노력이 무색하게 ‘안희정 쇼크’의 중심지인 충청지역에서조차 전주보다 1.7%포인트가 하락한 17.2%를 얻는 데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민주당 역시 한 주 전에 비해 대전·충청·세종에서 4.0%포인트 지지율이 하락하기는 했으나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으로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된 데 대한 정부의 ‘안보·외교적 성과’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 등 최근 상황에 힘입어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야권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 뿐 아니라 지방선거 준비에 있어서도 일부 후보들이 논란에 휩싸이긴 했으나 후보군은 여전히 충분한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은 지방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놓는 문제부터 우선 골머리를 앓고 있어 여당보다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서울시장 후보만 해도 민주당에선 박원순 현 시장부터 박영선, 우상호 의원 등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반면 한국당에선 일찍이 지난해부터 서울시장 출마 후보를 구해왔으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홍정욱 전 의원까지 줄줄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후보난에 빠진 끝에 최근에야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홍 대표는 15일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에서 열린 ‘강원 민심 점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대표는 “누구보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이석연”이라며 “선거는 좌우 대결이다. 아마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대표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보면 영입 인사는 경선을 하지 않고 전략공천을 한다는 원칙을 이미 발표했다. 이 전 처장이 나오면서 색깔과 본질이 분명해졌다”며 내주 출마 여부를 결론 내겠다고 밝혔던 이 전 처장에 적극 러브콜을 보냈다.

반면 한때 후보난을 겪던 한국당과의 묵시적 연대 가능성에 주목받았던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선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의식한 듯 “안 대표가 (대선에서) 수도권 2등을 했던 건 우리 당이 탄핵당한 정당이었기 때문이다. 그 세력이 이제 다 돌아올 것”이라며 “안 전 대표에겐 표가 없고 나와도 3등”이라고 즉각 견제구를 던졌다.

또 홍 대표는 더 이상 끌 수 없다는 듯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면접이 끝나면 오늘 밤에 회의를 열어 단수추천·경선·계속심사·우선추천 지역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주 중으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논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내친 김에 결론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더구나 70%대로 반등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개헌 문제조차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안을 먼저 마련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15일 “우리 안만 가지고 (개헌을) 완성한다는 경도된 입장도 전혀 없다”고 한 발 물러난 한국당 입장에선 역공은커녕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현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지방선거에 유력 후보를 내놓는 것부터가 몇 안 될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정의당·무소속’ 놓고 신경전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정의당(사진)이 민주평화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제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간 성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던 바른미래당에서 즉각 반발하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정의당(사진)이 민주평화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제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간 성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던 바른미래당에선 즉각 반발하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3번째 원내교섭단체 정당인 바른미래당은 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출마 후보 선정은커녕 당 내부조차 정리가 되지 않은 모습을 내비치면서 여전히 통합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번 지방선거가 당의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유승민 공동대표조차 전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한 게 무색하게 여태 그 어떤 광역단체장 후보 한 명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유 대표 본인이 나서는 데 대해선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하고 있어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래 전부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점쳐져 온 안철수 전 대표까지 여전히 입장을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장고만 이어가고 있고, 유일한 바른미래당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마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어 어느 모로 보나 선거 레이스에서 거대 양당에 벌써 뒤처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나마 교섭단체 자격조차 갖지 못해 일단 선거 경쟁력도 없을 것으로 여겼었던 민주평화당이 최근 6석의 정의당과 손을 잡고 공동교섭단체를 추진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교섭단체 정당’이란 우위라도 점하고 있던 바른미래당의 속은 더욱 타들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호남정당인 평화당이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얻게 되면 6·13지방선거에서 호남지역을 놓고 민주당 뿐 아니라 평화당과도 맞붙게 되는 다자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인데, 이런 초조함의 반증인지 유 대표는 14일 평화당 측을 겨냥 “민주당 2중대가 탄생했다”며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자 평화당에서도 조배숙 대표가 같은 날 “바른미래당이야말로 한국당과 연대하는 2중대 아니냐”고 맞불을 놓으며 소위 ‘2중대 프레임’으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는데, 일찍이 유 대표가 한국당과의 선거연대에도 스스로 단호하게 반대해왔었던 만큼 이제 와서 연대할 명분도 없어 이 같은 역공을 맞은 바른미래당으로선 선거전략도 불투명한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 씁쓸한 뒷맛만 다시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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