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설 또 제기될 듯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자동차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지배구조와는 상관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에선 지배구조 변화의 조짐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0.78%를,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의 33.88%,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현대모비스가 대주주다.

공정위는 현대차 지배구조를 언급하며 압박하며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제 순환출자가 재벌 경영권 승계에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뿐”이라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움직임을 주문했었다.

지배구조 개편에는 다양한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총수 일가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방안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3개사가 각각 인적분할 후 합병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 △각각의 계열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총수 일가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뿐더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데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16.8%)을 매수해야 하는데 4조원 가량의 비용이 걸림돌이다.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선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비핵심 계열사의 지분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대건설 사장에 정 부회장의 최측근인 박동욱 사장이 컴백한 것을 두고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이 나왔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정의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창고로 꼽힌 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곳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는 1조원 정도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2단계 지배구조 변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 위치에 놓이게 되고, 오너 일가의 지분매각 가능성도 사라진다"고 평가했다. 정의선 부회장→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의 지배구조가 형성되면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유리한 포석이 놓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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