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 겪은 미국 시장 관세폭탄에 엎친 데 덮친 격

미국 내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하면서 현대제철에서 자동차 외관에 쓰이는 도금강판을 조달받고 있는 현대차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미국 내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하면서 현대제철에서 자동차 외관에 쓰이는 도금강판을 조달받고 있는 현대차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하면서 현대제철에서 자동차 외관에 쓰이는 도금강판을 조달받고 있는 현대차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철강제에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공장 생산량을 점검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점검했다. 현대차는 Alabama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Hyundai Sonata와 Elantra 세단 및 SantaFe Sport 크로스 오버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의 60% 이상이 현지 생산 차종이며, 연간 6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아차와 함께 2022 년까지 31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 할 것을 약속한 가운데 이번 관세 폭탄에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외신을 통해 “관세가 미국의 현재 생산량과 추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도금강판을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강학서 사장은 지난 9일 “미국 현지 현대차 조지아, 앨라배마 공장에 공급되는 물량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국내 포스코 및 현대제철로부터 자동차 외관에 사용하는 도금 강판 등 철강제품을 납품받아 현지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 관세를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지 않을 경우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월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하고 있다. 미국 판매량은 68만5555대로, 전년보다 11.5% 줄었다. 올해 1월, 2월 판매량이 각각 11.3%, 13.0% 감소했다.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철강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도 가격을 올리는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이다.

일각에선 철강에 관세가 부과되듯 현대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25% 관세를 적용하면 미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는 평균판매단가(ASP) 2000만원 기준 원가율이 약 1.25% 오르는 정도”라며 “공장 생산 계획 등을 감안하면 원가율 변동 대상은 전체 중 약 7.5%로 줄어들게 된다. 철강재 원산지 비중까지 고려할 경우 연결 기준 약 0.047%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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