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10%매각에 주가하락 '불가피'
자본확충에 ‘1조원 추가 자본증권 발행’…실적하락은 부담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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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 소유지분 10% 전부를 매각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상당수준 주가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 세차례 예보의 한자리수 매각에 한화생명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한화생명은 올해 1조원의 자본확충 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이마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아 자금상 어려움에 처해있다. 최근 한화생명은 영업실적마저 하락하고 있어, 분위기 반등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10%매각에 주가하락 '불가피'

13일 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주가는 오전 10시 40분 현재 전일대비 10p하락(-0.15%)한 6650원이다. 한화생명의 52주(1년) 최고가는 지난해 10월 26일(8160원) 이후 18.50% 떨어졌다. 상장일인 2010년 3월 17일(8850원)에 비해서는 -24.9% 하락했다.

전일 금융위원회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포함한 한화생명 지분 10%를 통매각할 것을 검토한다고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예보 지분에 대한 블록딜에 따른 ‘오버행(대기했던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이 거론돼 왔다.

@ 증권사 차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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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는 2015년부터 2017년 4차례에 블록딜을 거쳐 14.75%의 지분을 매각했다. 앞서 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대한생명 주식을 1999년, 2001년에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한화생명 기업공개가 있던 2010년 24.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예보는 2015년 3월(2%), 2015년 11월(7.50%), 2017년 8월(2.75%), 2017년 11월(2.50%) 블록딜 형식으로 총 1조원 가량 매도했다.

과거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실제 회복하려던 주가는 번번이 꺾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월 초 "미국이 금리인상을 논의하면서 보험주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한화생명 주가가 상승하게 될 경우, 예보가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예보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이란 부담감이 돌았고, ‘주가하락’을 점치는 공매도 쏠림현상도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는 한화생명이 ‘어차피 맞을 매라면 빨리 맞는 것이 낫다’는 해석도 있다. 그 동안 한화생명은 주가가 오를만하면 예보의 블록딜로 7000원을 수년간 넘지 못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보 관련 오버행은 시장에서도 올해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었으며, 불확실성 해소차원에서 차라리 더 나은 결정이다”고 판단했다.

◆ 자본확충에 ‘1조원 추가 자본증권 발행’…실적하락은 부담

한화생명은 IFRS17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나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곧 해외신종자본증권발행에 나설 것으로 지난 1월 12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신용평가등급을 받았고 알려졌다. 발행액 규모는 1조원 가량이지만 관련 회계법인 등에서 추가적으로 2~3조까지 자본확충이 요구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은 작년 상반기 기준 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LAT)에서 부채 전환가능한 결손금 규모가 자본금(10조4000억원)수준인 9조5000억원이다. 이미 한화생명은 작년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현행 발행금리(4.5%)로 1조원의 해외자본확충시 연간 500만원이 비용이 소진될 것으로 추정된다.

@ SK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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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화생명 입장에서 호재가 될 수 있는 변수는 금리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듀레이션이 0.31년 줄어든 7.69년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연동형 부채의 최저보증이율 부담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준비금 부담이율이 높은 한화생명의 경우 금리가 올라가면 받을 수 있는 수혜폭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금리인상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계약가치가 증가한다는 점도 크다. 한화생명의 2017년 기준 운용자산은 8조원으로 삼성생명 12조원에 이어 두 번째인데 2017년 한화생명의 내재가치 중 보유계약가치는 1조680억원으로 2016년 430억원 대비 24배 증가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대표적인 금리상승 수혜주임에도 예보 블록딜 오버행 리스크로 인해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며 “예보 지분 매각 후 상승탄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내재가치에 의미가 있다”며 “금리 인상뿐 아니라 보장성 계약 등이 많아 계약의 가치라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예보 지분 블록딜이 성사되면, 시장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과거 사례로 보면 단기적 주가하락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의 지난해 영업이익 변화는 전분기 대비 1분기(5억), 2분기(64억), 3분기(-77억원), 4분기(-261억원)이며, 3분기부터 하락했다. 보험손익은 2014년(1477억원), 2015년(2193억원), 2016년(1937억원), 2017년(538억)원으로 역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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