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회창씨는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2차례 대선에 패배했다”며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총재가 경희대 특강에서 “‘순신불사’의 어귀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에 전율 같은 감동을 느낀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최 의원은 “교만한 태도가 충무공답지 않아 원문을 찾아보니 ‘순신불사’가 아니라 ‘미신불사’였다”며 비꼬기까지 했다.

이어 최 의원은 “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 2차 때는 아들딸 빌라 문제 등 본인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며 “이회창씨의 착각과 오판이 결정타를 날렸다. 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여론조사를 보고하는 참모에게 화를 냈다”고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많은 의원들이 “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이냐”면서 술렁이고,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병석 원내부대표는 최 의원이 읽던 원고를 빼앗으려고도 했다. 빗발치는 항의 속에 사회를 보던 신상진 의원의 제지로 발언이 끝났고, 김형오 원내대표는 최 의원이 단상을 내려가기도 전에 마이크를 잡고 “때와 분별 좀 갖는 국회의원이 되자”고 질책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원고를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원고에는 “지금 그분(이 전 총재)이 할 일은 자숙하고 참회하고 반성하는 것”이라며 “발언 준비하면서 많이 참았다. 인간적인 정리로 참고 있는 후배로부터 더 지독한 말을 듣지 않게 되기를 빈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