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 2년 연속 아시아 최하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2년 연속 아시아 최하위로 평가돼 충격을 주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발표한 '2004년 세계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2000만명 미만 소규모 60개 경제권 가운데 35위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단계 상승한 것이지만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도 뒤쳐진 것. 아시아 국가의 순위를 보면 싱가포르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홍콩이 6위, 대만이 12위, 말레이시아가 16위, 중국의 저장성이 19위, 일본이 23위, 중국이 24위, 태국이 29위, 인도가 34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은 곳은 인도의 마라슈트라주 38위와 인도네시아 58위 밖에 없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인구 2000만명 이상 30개 경제권 가운데 15위를 차지해 역시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만은 4위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말레이시아가 7위, 일본이 9위, 중국이 10위, 인도가 1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아시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것은 노사관계, 교육의 질,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정책의 일관성, 정치불안 등의 평가가 좋지 못했기 때문. 실제로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은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인 60위로 평가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노사관계의 경우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에 따른 노사안정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는 점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대학교육의 질도 5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외국인직접투자 유치가 55위에 그쳤고, 정책의 일관성, 정치불안, 보호무역주의 등의 항목도 모두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정부의 경제운용 성과도 49위에 그쳤다. 반면 기업과 민간부문의 경쟁력이 그나마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강력한 구조조정 노력에 힘입어 한국 기업의 개혁마인드가 3위로 평가된 것을 비롯해 경영진의 국제경험도가 5위로 평가됐다. 또한 IT(정보통신) 강국의 위상을 확인하듯 초고속통신망은 전체 조사대상국가 중 1위를 차지했으며, 특허건수도 3위를 기록하는 등 과학기술 인프라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마디로 말해 기업 등 민간부문의 경쟁력은 세계 수준으로 가고 있지만 노사관계와 교육, 정부, 정치권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IMD 보고서가 연례적으로 지적하고 있듯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민간부문에 비해 정부부문이 크게 갉아먹고 있다"고 강조하고 "정부부문의 경쟁력 열위와 더불어 고질적인 노사대립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IMD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패 없는 사회를 추구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경쟁력 있는 외국기업을 유치하며, 인력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하고, 투자매력을 높여 지역 경제의 중심을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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