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편의점주 매출 ‘제자리’…2년간 BGF리테일 매출 36%↑
본사의 매출은 곧 ‘점포수’비례…CU, 무리한 확장
CU 상생안…신규점포 치중, 기존점주 ‘쥐꼬리’ 지원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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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편의점 출·폐업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BGF리테일 등 편의점업체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가맹 점포 숫자만 늘리고 있다. BGF리테일은 CU편의점 사업을 통해 지난 2년만에 매출이 36%증가했지만, 장사를 하는 점주들의 매출 변화는 없었다. 기업이 점포 숫자로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몇 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에도 폐점을 택하는 점주 비율은 약 30%에 달한다.

 

BGF리테일, 지난해 4분기 이익 소폭감소…담배마진↓

IB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494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2.6% 증가한 1조45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BGF리테일이 11월 1일 인적분할·신규설립되면서 10월 실적이 제외된 3개월 산출치다.

BGF리테일은 물류센터 매각에 따라 80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실적 감소요인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담배비중이 상승과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서 BGF로의 로열티 지급액 약 18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봤고, 한화투자증권은 “전자담배 마진율이 6%로 일반담배 9%보다 적은 마진율 차이 때문에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추석연휴와 한파로 인한 고객층 감소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 BGF리테일
@ BGF리테일

BGF리테일의 편의점 점포는 4분기 401개가 개점했고, 136개가 문을 닫아 265개가 순증했다. 이제껏 BGF리테일 편의점 CU의 점포수는 개점과 폐점이 거듭되며 증가해 왔다. 올해도 1500개 개점, 500개 폐점에 약 1000점 순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CU편의점주 매출 ‘제자리’…2년간 BGF리테일 매출 36%↑

실적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부분은 편의점 매출액이다. BGF리테일 내 편의점 브랜드인 CU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 98.7%(‘17 3분기 97.8%)에 달한다. 이 지점에서 본사와 1만여 편의점주간 희비가 엇갈린다. 편의점주의 매출은 변화가 없지만, 본사인 CU측의 매출은 증가한 것.

CU의 점포당 매출액은 2016년이후 분기순으로 1억1000만원, 1억2300만원, 1억2800만원, 1억1900만원이며 2017년은 1억500만원, 1억1800만원, 1억2700만원, 1억1600만원이다. 즉, 한 분기(3개월)동안 평균 최소 1억500만원에서 최대 1억 2800만원 정도로 최근 2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반면, 2016년 편의점 CU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은 같은 기간 2016년 1조672억원, 1조2422억원, 1조3436억원, 1조2883억원, 2017년은 1조1846억원, 1조3891억원, 1조5578억원, 1조4517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본사 매출액은 2년만에 1조672억원에서 1조4517억원으로 36%나 상승했다.

@ BGF리테일·이베스트투자증권
@ BGF리테일·이베스트투자증권

BGF 리테일은 매출확대를 위해 자사브랜드인 PB상품이나 삼각김밥류의 FF(신선식품), 최근에는 HMR(Home Meal Replacement; 냉장용 가정식 대체식품) 등, 메뉴를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또 올해 약 50%수준의 점포를 컨셉형 매장으로 출점한다는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질적 성장을 꾀하고, 차별화 상품 개발과 소비 플랫폼 컨셈 점포 출점 등에 투자하겠다는 등의 내용은 본사 입장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 점주들의 수익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본사의 매출은 곧 ‘점포수’비례…CU, 무리한 확장

증권가에서 BGF리테일 등 가맹점업체의 실적을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자료가 바로 ‘점포수’다. 숫자가 많으면 그 만큼 본사는 수수료를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2년간 CU 점포당 매출 변화는 없으나, 본사인 BGF리테일의 매출은 36%나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 2년간 CU편의점 수는 2016년 1분기 9692개에서 2017년 4분기엔 1만2503개로 늘어났다. 정확히 29% 증가해 매출액 증가율 36%를 이끌었다.

또 점포당 매출 증가율은 2016년 4월 약 5%였다가 2017년 8월에는 -5%까지 내려갔지만, 본사는 최고 18%에서 10%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이 기간 편의점 숫자 증가율은 12~13%대로 유지됐다.

매출 증가율은 곧 이익으로 직결됐다. CU 편의점 사업은 2016년 기준 BGF리테일의 영업이익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사업은 작년기준 영업이익 증가율만 1분기(42.2%), 2분기(23.2%), 3분기(22.7%)에 달했다. 2017년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은 19%다. 이베스트증권은 올해 BGF리테일의 편의점 매출은 7.3%증가하고, 영업이익 성장률을 -1.1%일 것이라고 판단, 영업이익을 전년수준인 2400억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BGF리테일 실적 전망을 하면서 올해 CU점포수에 대해 1500개 증가하고, 500개가 폐점함으로서 1000개가 순증할 것이라고 동일한 전망치를 내놨다. 이미 CU편의점 수는 2012년(7938개), 2013년(7939개), 2014년(8408개), 2015년(9409개)로 꾸준히 늘어왔다.

@ BGF리테일·이베스트투자증권
@ BGF리테일·이베스트투자증권

 

◆ 점주, 인건비 부담?…CU, 신규점포 치중, 기존점주 ‘쥐꼬리’

BGF리테일의 올해 실적의 고민 중 하나는 정부 정책에 따른 최저임금 상승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18년 1월 개점은 113개점, 폐점 42개점으로 순증 71개점을 기록했다”며 “최저임금 상승 우려에도 일단은 선방한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편의점 기업의 실적이 점포수는 물론 인건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CU 및 GS25는 ‘상생’안을 내놨다. GS25 측은 지난해 7월 26일 협의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등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비용분담 차원에서 750억원을 직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수입보장액 400억과 심야운영 점포 전기료 3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반면, 업계 1위인 CU는 450억원 지원에 그쳤다. BGF리테일의 CU는 최대점포수를 자랑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전체 3만2611개 중 1만857개로 33.3%를 차지하고 있다.

지원액 뿐 아니라 지원 대상도 문제시됐다. GS25는 상생안이 복지 차원에, 반면 CU는 마케팅 차원에 방향이 맞춰졌다는 지적이다. CU 가맹점주들 중에는 기존 점포에 대한 지원은 ‘쥐꼬리’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CU상생안에는 신규 점포 개설하는 점주에게는 최저 수입 보장액을 120만원 추가하고, 폐기지원금 월단위 최대 30만원을 지원하는 항목을 신설했다. 반면 기존 점포는 심야 전기 지원율 40%과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액 월 4만~5만원 지급뿐이다. GS25는 신규는 물론 기존 점포 모두 최저 수입 보장액 지원 규모를 연 5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증가하고, 심야 영업시 전기료를 100% 지원한다.

 

@ 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
@ 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

한 편의점주 모임 관계자는 “GS는 허창수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자리를 가졌던 7월경 상생안을 내놨다”며 “반면, CU측은 연말까지 눈치를 보며 상생안 발표를 끌어오다, 연말에 가맹점주 대표들과 안건을 맞춰 시행안을 내놨을 뿐, 점주들에게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BGF 등 편의점업체의 과다한 점포출점에 대해 한 편의점주는 “편의점이 늘고 있지만, 폐점하는 곳도 상당하다”며 “문제는 편의점을 접고 싶어도 2~5년에 걸친 계약금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엔 인건비 때문에 사실상 편의점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주 모임 관계자는 “편의점의 성격이 사업보다는 비교적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고, 명퇴 등 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가맹점오픈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며 “편의점 업체들이 문어발 확장을 반복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일종 커피자판기와 같은 구조”라며 “관리없이 내다놓고 안 팔리면 철수하는 식”이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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