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였던 콜라, 무, 소스 등 유료화 조짐
1만원으로 구입해 1만5천원 가성비 얻기보다 1만5천원 구입해 2만5천원 가성비 얻는게 이득일 수도

이영진 기자 / 시사포커스DB
이영진 기자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치킨 가격을 놓고 정부 및 여론과 가맹점주들 중간에서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다.

앞서 치킨업계 2BBQ는 지난해 5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10개 품목 가격이 조정됐다고 알리며 업계 최초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이어 동년 610개 품목을 제외한 20여개 품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도 지난해 가맹점주들과 치킨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리며 6~7%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치킨 가격 인상이 도미노화 양상을 띄우자 또봉이통닭은 한 달간 치킨 가격을 최대 10% 하락하는 이색 이벤트를 열어 반기를 들었다. 또한 호식이두마리치킨도 가격 인하 이벤트에 합류하며 BBQ와 교촌치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특히 대한양계협회는 지난해 1~2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한시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 공급되는 닭고기 가격은 동일하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BBQ 및 교촌치킨을 겨냥했다.

또한 정부는 치킨업체들이 AI를 핑계로 가격을 올리려 한다면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아울러 여론도 불매운동조짐을 보이자 이들은 즉시 가격 인상을 철회하며 가맹점 운영비용에 대한 부담을 본사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각 본사에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한 가맹점주는 임대료 상승 및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올라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수익이 없다본사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스스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본사는 가맹점에 소비자가격을 권장할 순 있지만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몫은 가맹점주들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가맹점주는 버거, 커피, 분식 등도 죄다 가격이 오르는데 수년째 치킨만 가격 동결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특히 외국 기업인 KFC는 치킨 등의 가격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맹점주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자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본사는 중간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과 관련한 압박이 상당하다하지만 함부로 가격을 인상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으며 정부의 압박이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심스러움을 내비쳤다.

아울러 배달대행사마저 인건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들의 치킨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에 놓일 수밖에 없어졌다.

이에 치킨업체들은 배달 시 무료로 주던 콜라를 유료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무, 소스 등도 유료화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비자들은 가격을 따질 때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를 많이 본다. 예를 들어 1만원의 가격으로 15천원의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은 2만원의 가격으로 2만원의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보다 분명 가성비가 높지만 성능 자체는 떨어진다.

이것을 PC에 접하면 성능이 나쁜 PC를 여러 대 저렴한 가격으로 보유했다고 해서 성능이 좋은 PC 하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성비는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며 절댓값을 고려하지 않은 상대적 개념이다. 그러나 치킨을 1만원에 구입해 15천원의 가성비를 얻기보다 15천원에 구입해 25천원의 가성비를 얻으면 가격 인상도 나쁘지만은 않다.

만약 이러한 단순한 셈이 존재하려면 치킨 본사는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급급하기보다 가맹점주들과 소비자들에게 더욱 좋은 맛과 서비스 등 품질 극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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