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대한 민심은 이번 설 뿐 아니라 항상 ‘싸우지 말고 일을 하라’는 것

많이 팔고 많이 사는 넉넉한 맘으로 아주 아주 즐거운 설명절이 되시기 기원합니다.   사진 / 유우상 기자
‘설 민심’에 대해 각 정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 체제의 진전에 대한 기대 ▲민생과 경제에 대한 우려 ▲외교안보에 대한 불안감 해소 ▲정쟁 없는 정치권의 안정 등을 공통 키워드로 파악했지만, 그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으로 자기 당에 대한 ‘안전인수’ 상대당에 대한 ‘책임전가’가 대부분이었다. 사진 / 유우상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설 연휴를 지나면서 각 당은 모두 설 민심에 대한 풀이와 해석을 내놓았다. 같은 민심을 두고도 자기 당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분석으로 엇갈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민생과 경제, 안보 등에서 정면으로 맞부딪히며 서로를 비방했다.

◆민주당 “문재인정부 성공 위해 여야가 크게 힘을 모아달라는 것 확인”

더불어민주당은 설 민심을 평창올림픽의 성공 기원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위해 정치권이 제 역할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현 대변인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설 연휴 기간 확인된 민심은 이구동성으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여야가 크게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민생예산과 정책에 발목잡기는 더 이상 안 되며 “남북이 긴장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여는데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민심을 전국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평창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남북 간 교류협력이 평화올림픽으로 승화되고 있으며, 안전하고 호혜로운 한반도 분위기가 결국 ‘평화가 경제다’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컸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국민들의 바람은 문재인정부의 개혁과제를 지방에서도 실현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뚜렷하고 깨끗한 정치인과 정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민심을 확인했다며 “정의와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 민생과 복지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 개헌시기에 대해 “대선 당시 각 정당들의 약속인 6월 지방선거와 국민을 위한 개헌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정된 7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할 확실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 국회에서의 개혁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사에 대해서는 “자고나면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의혹 역시 반드시 일소해야 한다는 것 역시 설 민심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대와 응원이 더 많았다”며 북한의 안보 위협 문제가 대략 해결이 되면서 평창올림픽이 스타트가 돼서 많은 흥행과 관심 속에서 진행되고 새로운 화해와 대화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많은 기대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박 부대표는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이 문제를 다 컨트롤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의 계획과 다짐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서 국민들께서는 아직도 많은 기대와 응원을 해 주고 계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민주당의 이같은 해석을 반박하며 민생과 안보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정 대변인은 “명절 분위기가 많이 활력이 떨어졌다”면서 그 원인에 대해 “최저임금제라고 굳이 이야기 하지 않겠다”라면서도 중소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상당히 위축되고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 청년들의 걱정이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또 평창올림픽에 대해 “북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너무 저자세를 보인 건 아닌가”하는 측면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좀 성급하다”고 비판적인 해석을 내놨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2018년 무술년 설 연휴는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과 함께 ‘하나된 열정’으로 평창올림픽을 응원하며, 올림픽의 성공과 출전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뜻 깊고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사진은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는 민주당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설 연휴 기간 확인된 민심은 이구동성으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여야가 크게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권 무능...민심이 떠나가고 있다는 것 느껴”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전날인 18일에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일자리와 소득이 감소해 다소 우울한 분위기가 지배적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청년일자리나 단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어, 국가 경기지표와는 관계없이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져 희망을 보여주지 못함 ▲대북관계에 있어서 지나치게 저자세로 임하는 것에 대한 거센 비판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는데 정상회담을 섣부르게 추진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우려 등을 ‘설 민심으로 파악했다고 정리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설 민심은,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 무능하다’로 귀결된다”고 단정하면서 “민심이 문재인 정권을 떠나가고 있다는 것을, 가히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설”이라고 정리했다.

장 대변인은 “40대와 50대 장년층에서는 이미 북한의 선전장으로 변한 평양올림픽에 대한 원성이 그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권 출범 단 9개월 만에 새 정권에 대한 기대는 어느새 전부 분노로 변해있다”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은 이제 보수가 제대로 서서 다시 제 역할을 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한국당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설 연휴 국민들의 걱정과 한숨은 깊었고, 민심은 흉흉하기까지 했다. 설 날 밥상에 오른 가장 큰 이슈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민생과 경제 상황이었다”며 “과거 정부 파헤치기로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현 정부의 밑바닥 실력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박용진 민주당 원내부대변인은 민심이 문재인 정권을 떠나고 있다는 한국당의 분석에 대해 ‘아전인수’라고 일축하면서 “모두가 평창올림픽 성공을 바라는데 평양올림픽이라고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스스로가 갇혀서 진짜로 평양올림픽이 되기를 바라는 푸닥거리하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비꼬았다.

박 부대표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예로 들면서 “일단 정치권이 이합집산돼서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기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사포커스 오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설 민심은,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 무능하다’로 귀결된다”고 단정하면서 “민심이 문재인 정권을 떠나가고 있다는 것을, 가히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설”이라고 정리했다. 사진 / 오훈 기자

 

◆바른미래당 “설 민심은 ‘싸우지 말고 일을 하라’는 것”...민주·한국 모두 비판

설 민심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정쟁을 벗어나 문제해결을 위한 정치를 바랄 뿐’이라고 번번이 충돌하는 민주당과 한국당을 모두 비판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국민들은 여전히 호전되고 있지 못하는 민생과 경제문제에 불안과 좌절을 느꼈다”며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한 현장의 아우성이 극에 달해 있고, 평창올림픽에 가려져 있지만 북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안보불안, 지진과 화재 등에 허술한 재난대비 등 불안요소가 여전히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설 민심은 ‘싸우지 말고 일을 하라’,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국회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양당의 정쟁으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거대 기득권양당은 서로를 바라보고 정치싸움만하는 구태정치만 이어가고 있다”고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집권야당’이라고 비꼬면서 “공기업 취업비리 수사 외압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맡기고 야당설득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고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사안이 생길 때 마다 국회를 멈추고 힘 자랑 하지마라. 반대를 위한 반대, 정쟁만 유발하는 때만 쓰는 정당의 이미지로는 국민들의 허리가 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음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민주평화당 ‘한국당 2중대’라고 하고, 자유한국당은 ‘사이비 우파’라고 폄훼하는데 대해 “두 당이 저희 당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19일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특히 민평당에 대해 “그동안 계속 중도 개혁 정당이다라고 얘기하고 그 안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어떻게 갑자기 진보 정당이 됐는나?라면서 ”특히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자꾸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하고 붙이면서 보수 쪽으로 분류를 하면서 자기들은 진보 쪽이라고 이분법적으로 자꾸 분류를 한다“며 민평당의 저의를 지적하면서 ‘중도 개혁’정당임을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오훈 기자]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설 명절을 하루 앞둔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KTX 입구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장병완 민평당 원내대표는 호남지역 ‘설 민심’에 대해 ▲지방선거와 지역경제에 대한 불안감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 청산에 변함없는 지지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 제시보다 문 대통령 마케팅에만 기대는 민주당의 후보군에 대한 우려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정부정책에 대한 지역 불안감 등을 꼽았다. 사진 / 오훈 기자

 

◆민주평화당, 서민경제 회생 위한 여야정 정책회의 제안...‘불통 홍준표’ 비꼬아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은 마침 ‘GM 군산 공장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문제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지적했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설 연휴 돌아본 서민경제는 정말 어렵다”며 “소상공인 중 열에 아홉은 너무 급한 최저임금 상승에 종업원을 줄였다. 남은 사람들의 노동 강도는 더욱 세졌다. 중소기업들도 인건비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지금 이 어려움이 경제 구조조정을 위한 진통인가, 아니면 고용 대책 없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만드는 침체의 늪인가?”라며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 새해 부위정경(扶危定傾 : 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기울어 가는 것을 바로 세운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를 드린다. 저는 정부여당에 서민경제 회생을 위한 여야정 정책회의를 열 것을 제안한다. 지금을 놓치면 지방선거 전까지 경제정책 방향을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고 촉구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호남지역 ‘설 민심’에 대해 ▲지방선거와 지역경제에 대한 불안감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 청산에 변함없는 지지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 제시보다 문 대통령 마케팅에만 기대는 민주당의 후보군에 대한 우려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정부정책에 대한 지역 불안감 등을 꼽았다.

장 원내대표는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발전되어야 한다. 평화가 곧 경제”라면서 “남북 평화체제의 정착은 전 세계의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다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배준현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연일 현 정부에 대해서 과격한 네거티브 발언을 삼으면서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홍준표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은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불통이미지는 쌓여만 간다”고 지적하면서 지방성거에서 한국당의 대패를 예상했다.

배 최고위원은 “민주평화당이 아마 문전성시가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적폐야합을 반대하는 호남, 영남과 수도권에 있는 야권 정치인들이 대거 민주평화당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다”며 ‘자화자찬’을 덧붙였다.

◆정의당 “올림픽 성공·한반도 평화 바라면서 민생에 대한 걱정은 무거워”

정의당은 민생에 대한 걱정과 미국 정부의 막무가내식 무역구제조치 중단을 요구했다.

이정미 대표는 19일 정의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올림픽의 성공과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명백히 확인됐다”면서도 “민생에 대한 국민 걱정은 여전히 무거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무서운 집값 상승세가 꺾여 서민 주거부담이 줄어들지, 올해는 청년취업 한파가 풀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설날 밥상에서 빠지지 않았다”며 “중소상공인 또한 상생하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위해, 경제민주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현실도 확인됐다. 국민의 근심이 해결될 수 있도록 철저히 민생경제 대책을 세워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설 명절 직전에 발표된 GM의 일방적인 한국 철수 발표로, 군산 GM 노동자와 그 가족, 그리고 우리 국민 전체가 폭탄을 맞은 기분”이라며 미국 정부의 막무가내식 무역구제조치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 항의하고, WTO 제소를 포함한 전면 대응을 즉각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당당한 대응만이 우리의 국익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설 민심’에 대해 각 정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 체제의 진전에 대한 기대 ▲민생과 경제에 대한 우려 ▲외교안보에 대한 불안감 해소 ▲정쟁 없는 정치권의 안정 등을 공통 키워드로 파악했지만, 그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으로 자기 당에 대한 ‘안전인수’ 상대당에 대한 ‘책임전가’가 대부분이었다.

마침 교섭단체 3당의 원내대표는 19일 10일 이상 파행되어 오던 국회일정의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산적한 민생현안의 해법을 찾기를 국회에 원하고 있다”면서 “여야 원내대표들이 법사위를 비롯한 각 상임위의 정상운영을 합의한 것은 민의를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야의 원내대표가 국회의 정상화와 정쟁의 중단이 ‘설 민심’의 하나였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정치권에 대한 민심은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의 말처럼 이번 설 뿐아니라 항상 ‘싸우지 말고 일을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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