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의 신동빈 ‘경영권 흔들기’ 본격화
경영진 비리에 엄격한 일본, 신 회장 이사직 해임 가능성 제기

법정 구속으로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을 사임하라며 신동빈 회장 압박에 나선 신동주 전 부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법정 구속으로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을 사임하라며 신동빈 회장 압박에 나선 신동주 전 부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방이 안갯속 형국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을 사임하라며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 지분 50% 이상을 갖게 한 2015년 주주총회 효력을 중지해 달라고 신동빈 회장이 일본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지난달 25일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사수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신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선 6월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을 위한 표대결에서 나설 가능성이 예상됨에 따라 표단속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신 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라 우호세력을 끌어안기 위한 일본 출장길이 막혀 있어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頂點)은 일본 롯데홀딩스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때문에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는 광윤사 외에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신동빈 회장은 미미한 지분율에도 일본 롯데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세 차례 주총에서 모두 승리했다. 종업원지주회, 관계사, 임원지주회 등 55% 우호세력을 확보하며 표대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 체제 출범과 신 전 부회장의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 등으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간 상황이 갑자기 돌변했다.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반격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경영진의 비리에 대해 엄격하다.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신 회장은 법정구속으로 이사해임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실형을 선고받은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임시주총을 열 가능성 전망이 나온다.

일단 롯데는 1심 판결이 최종 판결은 아니기에 최종 대법원 판결까지 가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이같은 점을 강조하며 신 회장 거취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 회장과 가까운 점이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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