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발 위기의 한국 자동차 산업…생산량↓·고임금
한국GM발 위기의 한국 자동차 산업…생산량↓·고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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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보다 높은 인건비 연례행사 파업으로 경쟁력 상실
경영진 책임도 한몫, 기술개발 노력 경쟁사 보다 뒤떨어져
보호무역 강화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 올해도 힘든 한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번 한국지엠 사태를 통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어봐야 한다며 지금 시기를 놓치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번 한국지엠 사태를 통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어봐야 한다며 지금 시기를 놓치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국지엠발(發) 후폭풍이 거세다. 한국지엠이 적자누적에 결국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에 ‘위기의 전주곡’은 이미 울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번 한국지엠 사태를 통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어봐야 한다며 지금 시기를 놓치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노조측에서는 한국지엠 경영 위기가 자동차 업계 위기 보다 GM이 정부 지원을 노린 꼼수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서는 이번 한국지엠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라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생산량 저하 기술경쟁력 뒤떨어져

한국지엠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7.4%로 현대‧기아차 다음으로 높다는 점에서 철수를 감행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와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높은 임금과 낮은 생산성, 고질적인 파업, 업계의 투자 비중 축소 등의 경쟁력 저하를 해결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이미 국내 완성차 업계는 2년 연속 혹독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은 411만5000대로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앞서 2016년 자동차 생산량은 422만9000대로 전년 보다 7.2% 감소했다. 2015년 0.7% 증가한 455만6000대를 생산한 이후 2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무엇보다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생산이 감소한 국가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수출은 3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2018년 국내 자동차산업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내수는 전년 수준인 182만대(수입차 포함), 수출은 257만대로 전년 대비 1.5% 감소, 생산은 410만대로 전년보다 1.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생산량이 감소하고 경쟁력이 저하된 원인으로 경쟁력의 한계와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를 꼽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중저가대 소형차 위주의 수출구조로 경쟁국 수출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고부가가치 차량을 생산해 수출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진단이다. 대책으로 R&D 기술 투자를 늘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투자 규모가 적은 게 문제다. 실제 현대 기아차의 2016년 R&D 투자액은 4.0조원(34억 달러)으로 독일VW의 4분의 1 수준, 일본 도요타의 5분의 2 수준으로 투자규모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현대 기아차는 2.7% 수준으로 독일 VW 6.3%, 미국 GM 4.9%, 일본 도요타 3.8%보다 크게 낮다는 분석이다.

노조원들이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사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노조원들이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사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높은 인건비 저효율 생산구조와 파업

또 하나의 원인 중 하나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반면 생산성이 낮은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연간 평균임금은 2016년 9천213만원으로 2005년 대비 83.9% 상승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9천104만원) 및 독일 VW(8천40만원)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생산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현대차 국내공장의 경우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은 26.8 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GM(23.4시간), 포드(21.3시간) 높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마당에 설상가상으로 노조는 임금 인상을 위해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파업으로 역 7만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손실액은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3년간 적자 규모만 2조원에 달하는 한국GM도 강성 노조로 인한 생산차질로 인해 손실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소비자와 협력사가 입게 된다. 고임금에 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노조까지 파업으로 인한 3중고에 국내 완성차 업계 스스로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장 법률사무소의 우광호 박사는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상황을 고려할 때, 노조는 무리한 요구보다는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고, 사측은 노조가 납득할 수 있는 성실한 협의로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산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현대 국내공장의 경우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은 26.8 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GM(23.4시간), 포드(21.3시간) 높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생산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현대 국내공장의 경우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은 26.8 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GM(23.4시간), 포드(21.3시간) 높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책임감 없는 경영진… 보호무역 기조 우려

일각에선 경영진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한국지엠 군산공찰 폐쇄는 GM본사 책임이 크다는 평가다. 2014년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유럽에 수출하던 한국GM의 물량이 급감하면서 이번 사태를 맞게 됐다. 한국지엠이 경쟁력을 잃고 자본잠식에 빠진 원인으로 본사로부터 부품을 비싸게 받아 차를 만들어 싸게 넘기고 GM 본사에 매년 5000억원 가까운 돈을 이자로 지불한 탓이다. 또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매년 수천억원을 본사에 보낸 것도 재무구조를 어렵게 한 원인이다.

자동차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외에도 대외적인 악재도 국내 자동차 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수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생산량이 감소하는 마당에 생산량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량 줄였다. 현대차는 양적 성장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지난해 연초 판매 목표(825만대)보다는 70만대 정도 줄인 755만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고임금 저효율 구조를 깨지 않으면 갈수록 위기는 가중될 것이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 하는 일도 배제 할 수 없기에 한국지엠 사태를 보고 전반적인 구조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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