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그러나 1/4분기 수익은 부진

현대자동차가 기쁜 소식과 나쁜 소식을 동시에 맞이했다. 미 시장 조사기관으로부터 퀄리티 면에 있어서 '극찬'을 들은 반면, 1/4 분기 실적은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현대차의 품질이 BMW, 벤츠 등 세계적인 명차들보다 훨씬 좋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가 올 상반기 신차 품질조사(IQS)를 실시한 결과, 현대차는 업체별 순위에서 신차 100대당 결함건수가 102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자동차업계 평균 결함건수 119건에 비해 월등히 좋은 기록으로 지난해 10위에서 무려 8계단이나 상승했다. JD파워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현격한 품질개선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가장 현격한 품질개선을 이뤄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12월 신차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38개 차종에 대한 엔진·변속기·승차감·스타일·편의성·디자인 등을 조사한 것으로, 신차 100대당 결함건수를 점수로 환산해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이 좋고 고객불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전자들은 90일간 신차를 탑승한 후 평가를 한다. 한편 1위는 일본의 도요타로 신차 100대당 결함건수가 100건으로, 현대차를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또한 일본의 혼다는 현대차와 같은 102건의 결함이 발견돼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어 BMW가 116건으로 4위, GM이 120건으로 5위, 다임러와 스바루가 각각 123건으로 공동 6위, 포드가 127건으로 7위, 미쓰비시가 130건으로 8위, 폴크스바겐이 141건으로 9위, 닛산이 147건으로 10위를 기록했다. 또한 현대차는 브랜드별 순위에서도 신차 100대당 결함건수가 102건으로 7위를 기록, BMW와 벤츠 등을 가뿐히 이기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는 지난해 23위에서 무려 16단계나 수직 상승한 것으로 현대차가 브랜드별 순위에서 10위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위는 도요타의 렉서스로 결함건수가 87건에 불과했으며, 2위는 GM의 캐딜락으로 93건, 3위는 재규어로 98건, 4위는 혼다로 99건, 공동 5위는 GM의 뷰익과 포드의 머큐리로 각각 100건을 기록했다. 반면 도요타는 104건으로 9위, 벤츠는 106건으로 10위, 벤츠와 아우디는 각각 109건으로 공동 11위를 기록해 현대차보다 품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브랜드별 순위는 렉서스, 캐딜락, 재규어 등 최고급 브랜드를 제외하고 혼다, 머큐리에 이은 세 번 째로 높은 품질만족도로 대단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 JD파워 '위너상' 수상 한편 현대차는 차종별 평가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쏘나타가 중형차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국내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JD파워의 위너상을 수상했다. 또 소형 SUV부문과 소형차 부문에서도 각각 싼타페와 엑센트가 각각 2위를 차지해 개별 차종부문에서는 최고의 품질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엘란트라와 티뷰론 등 평가를 받은 현대차의 전 모델이 업계의 평균점수를 넘어섰다. 이 같은 우수한 성적에 대해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도요타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07년까지 같은 품질 수준 도달을 목표로 꾸준히 벤치마킹 한 결과"라며 "목표 기간을 3년이나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현대차의 품질 및 브랜드가치 향상이 확인된 만큼 미국시장내 시장점유율 확대에 가속이 붙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생산에 들어가는 앨라배마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2010년 미국시장 100만대 판매목표 달성 및 글로벌 톱5 진입에 청신호가 돼 줄 것"이라고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현대차는 또 "단순히 판매량만 증대시키는 단편적인 노력에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또 이미 경험했다"며 "품질 및 기술력 향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만족도 상승, 판매대수 증가가 맞물려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분기 실적 크게 낮아진 현대자동차 하지만 이러한 경사에도 불구, 현대자동차의 지난 1/4분기 실적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28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자료를 요약하자면 '판매-영업이익의 감소, 영업외 수익 향상'이라 할 수 있다. 영업과 판매가 아닌, '장부상의 효과'로 수익 방어에 성공한 것. 지난 1/4분기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0%나 줄었다. 수출은 23만5천대로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지만, 워낙 판매 누수가 심해 총 판매대수가 10.7%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4천6백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에 비해 36.5% 급감한 것. "영업이익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자동차 내수 시장 침체가 지속된 결과"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1/4분기 중 내수 판매실적은 12만9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급감했다. 하지만 해외 사업 등의 호조로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 이 회사의 1분기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6천7백30억원과 4천6백3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각각 6.5%, 10.8% 증가했다. 1분기 중 수출은 23만5천대로,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품질경쟁력이 강화된데다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진 결과"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60.15%. 이날 설명회에서 박황호 현대자동차 사장은 "내수 부진을 감안해 올해 내수 판매목표를 76만대에서 71만대로 하향조정 하는, 대신 수출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업외 수익의 구성을 보면 외화환산(F/X) 이익이 1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650억원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했다. F/X 이익이 전체 영업이익(4610억원)의 절반에 육박했다. "신차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 현대차는 인도 및 중국 현지법인의 영업 호조와 금융계열사의 정상화로 6백80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럽판매가 크게 늘면서 유로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이 효자노릇을 했다. 또 현대카드-캐피탈의 경영정상화가 진행되면서 680억원의 대규모 지분법 평가 이익을 챙겼다. 장부상 수익 증가로 판매에서 줄어든 수익을 보충한 셈. 전문가들은 1/4분기 실적만으로 봤을 때, 현대차의 올 수익 전략 달성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기아차 통합 플랫폼을 통해 6개월마다 신차를 쏟아내며 수출확대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결국 내수 판매가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수출로 이를 어느 정도 상쇄(보완)하느냐에 따라 현대차의 올 수익 행보가 결정될 전망. 한편 현대자동차 박황호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최근 출시한 투싼 이후 6개월마다 신차를 출시해 수출 확대를 꾀하겠다"며 "새로 구축한 플랫폼에서 최소 6개월 내 신 차종을 잇달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특히 "특히 신모델 1호인 'NF(프로젝트 명)'는 품질 사양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세계 그 어느 차량보다 앞서고, 어느 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6월 투싼을 미국 시장에 투입하는 데 이어 뉴EF쏘나타 후속모델인 'NF(프로젝트 명)'를 하반기에 출시하는 등, 신차를 앞세운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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