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후 정치로 부활 노리는 3金

3金, 하나의 조직체처럼 ‘영남·호남·충청’ 표심 흔들고
열린우리당 비판 강도 높여 범여권 제3후보 지목하나?
昌도 가세···원로정치인 대 원로정치인의 대결로 치달아

▲ 김대중 전 대통령.
3김의 행보에 대선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던 ‘원로’들이 대중 앞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기 때문.
한걸음 물러나 있지만, 지역주의적 입장에서 본다면 그들의 파워는 여전히 건재하다. 이들이 현실정치와의 끈을 놓지 않음으로서 내년 대선 정국에 또 다른 회오리가 불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킹메이커로 나서 그들이 동시에 찍은 후보가 범여권 대선후보로 나서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여의도에선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이 솔솔 나오고 있어, 3김은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높이려 할 것이다.
즉, 이 전 총재가 미는 후보를 경계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쏠리고 있다.

정가에선 3김을 등에 업고 대선고지를 점령하겠다는 대권주자들이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아무리 정계를 은퇴한 ‘퇴물(?)’이라고 해도 영남·호남·충청에서 이들만큼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YS·DJ·JP는 적 아닌 동지

▲ 김영삼 전 대통령.
우선 DJ는 호남에서 대통령 이상의 가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잇따른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햇볕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퇴임 8년 만에 고향인 목포를 방문하기도 했다.
DJ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열린우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며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에게 화살을 날렸다. 또한 목포를 방문했을 땐 ‘무호남 무국가’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 여당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DJ가 호남표를 모두 거둬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YS도 이에 질세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의 회동을 통해 정국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물론 DJ에 비해 영향력은 적지만 ‘YS·JP 회동’이 ‘노·DJ 회동’에 대한 반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두 사람에게 쏠려있는 정계개편의 초점을 ‘YS·JP 회동’을 통해 어느 정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실제로 YS와 JP의 두 사람은 최근 잇따른 정치적 발언을 통해 그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왔다.
먼저 YS는 DJ와 노 대통령에게 날을 세웠다. 지난달 2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전쟁을 막았다면 노 대통령은 지금 한 일이 무엇이냐.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세금을 퍼주며 대화를 유지한 대가가 핵실험이냐”며 노 대통령과 DJ를 싸잡아 비판한바 있다.
YS는 계속해서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 새롭게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JP도 가세했다. 역시 열린우리당 실패론을 거론하며 공격하고 나선 것. JP는 여당에 대해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지지를 완전히 잃어버려 ‘닫힌남의당’이 됐다”며 “열린우리당은 최근 재·보궐 선거에서 0:40으로 완패했다. 집권여당이 이처럼 참패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충청권의 역할론을 강조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JP 측근에 따르면, 충청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충청권의 역할론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한 진짜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 사람이다 싶은 분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전국을 누빌 작정이라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3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마치 하나의 조직체처럼 ‘영남·호남·충청’에 자신의 입지를 넓히려고 하는 것 같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마치 서로 약속한 듯 열린우리당을 겨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이들은 이러한 움직임 뒤에는 정치사 30년을 함께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시작한 3김 정치의 끈은 이들의 동질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현재는 DJ와 YS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5공화국 군부 독재 하에서 그들은 협력관계였다. YS와 JP는 3당 합당에 참여해 거대 여당인 민자당(민주자유당)을 탄생시킨바 있다.
DJ와 JP 또한 지난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대를 모색했고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바 있다. 즉, 3김은 서로 화합과 단절을 반복하면서 나름대로의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3김이 생각하는 대권후보는?

▲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3김은 제각각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각을 세우기는 하지만 ‘열린우리당’을 감싸 안기보다는 쉴 새 없이 공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이 여당의 후보군으론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을 이길 수없다고 판단, 한사람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시각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노 대통령도 함께 한다는 설도 파다하다.
즉, 3김과 노 대통령이 현존하는 열린우리당 대권주자들을 제치고 제3후보를 물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제3후보를 범여권의 대권주자로 키워 반한나라당 구도로 조직,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이룬다는 계산인 셈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노 대통령을 배제한 통합신당을 창당하려고 하는 것도 이를 의식해서 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도 이들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즉, 3김의 움직임에 대해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안돼~’로 요약된다는 것.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3김의 부활론에 대해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에 대해서도 당에 애정이 있다면 정권 창출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당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론과 관련해 “지나친 노욕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10년에 걸쳐 2번씩이나 국민들의 평가를 받은 사람이 당에 복귀하겠다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나라당은 총재·대권후보 자리를 비워놔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즉, 여야 지도부와 대권주자들이 3김과 창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 돼버린 것이다.
결국 3김이 동시에 정치전면에 ‘킹메이커’로 나서게 된다면 내년 대선은 노 대통령과 함께 제3후보를 지목, 그가 범여권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YS·DJ·JP VS 昌

한나라당내 대권주자들은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의 최대주주들인 3김과 노 대통령이 함께 미는 대권주자가 가시화된다면 당내 부담이 적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전 총재도 이를 의식, 자신만의 행보를 계속해 킹메이커 또는 직접 대권에 뛰어들 수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결국 2007 대선은 원로정치인대 원로정치인의 대결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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