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계약 파기를 선언하면서 국민은행의 주가 흐름에 적신호가 켜졌다.

24일 국민은행은 전날보다 3.69% 급락 출발한 뒤 낙폭을 다소 좁혀 2.45% 내린 7만1천600원에 장을 마쳤다.

론스타의 계약 파기로 외환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지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외환은행은 배당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5.53% 급등한 1만3천350원에 마감한데 이어 추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 `적신호' = 증권사들은 이날 국민은행의 암울한 미래를 점치는 보고서를 쏟아냈다. 골자는 외환은행을 인수해 리딩뱅크 자리를 굳히려던 국민은행의 장기 성장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

한국투자증권은 9월 말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LG카드 포함)의 자산 규모는 각각 198조원, 156조원, 171조원으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 1년간의 자산 증가율 추이가 향후 2년간 지속될 경우 은행 자산 규모에 의한 우열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4분기 말 3.81%에서 3.4분기 말 3.59%로 하락했으며 4.4분기 중에도 3.5%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마진 축소는 외환은행 인수에 의한 시너지와 외환은행 순이자마진 확대로 경감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 차질이 생겼고 또 외환은행 인수시 기대했던 신용카드 부문의 대형화, 외환부문의 이익 극대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 자산의 레벨업이 단기적으로 봉쇄됐다"면서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점쳤다.

그는 또 "국민은행의 타행 인수를 통한 대형화 가능성이 단기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줄을 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9만7천500원에서 8만8천원으로, NH투자증권은 9만6천원에서 8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 불발이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면서 `매수' 투자의견과 더불어 기존 10만1천원의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외환은행 급등세..고배당 기대 = 외환은행은 고배당과 M&A 기대감이 표출되면서 국민은행과 대조적인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외환은행의 배당 여력이 2조원 수준에 달해 전체 지분의 64.6%를 보유한 론스타는 주당 3천원씩, 총 1조2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증권 김장환 애널리스트는 "향후 재차 M&A시장에 나올 경우 여러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론스타의 고배당 추진 가능성으로 배당 메리트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배당이 이뤄질 경우 외환은행의 가치 하락으로 재매각도 용이해질 것이라면서 추후 외환은행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메리츠증권도 외환은행의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13.5% 높인 1만5천100원을 제시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배당 메리트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랠리를 점치면서도 과도한 가격 상승 기대는 무리라면서 적정주가를 1만4천700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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