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통합감독제도 도입 대비 해석도
총수 및 기업 긍정적 이미지 심기…기관투자자 방어 수단도

▲ 삼성전자 50:1 액면분할을 두고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삼성을 포함한 7개 그룹에 소속된 금융회사들을 통합감독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나온 것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선고일(2월5일)을 코앞에 둔 시점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가 50대1 주식 액면분할 방침을 전격 발표한 것을 두고 시장에선 그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삼성을 포함한 7개 그룹에 소속된 금융회사들을 통합감독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나온 것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선고일(2월5일)을 코앞에 둔 시점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31일 2017년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50대 1일 주식 액면분할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계획 발표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50:1의 주식 액면분할 시행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되면 삼성전자 주가는 50분의 1로 낮아지게 되고, 1주당 250만원 이었던 주식이 주당 5만원짜리 50주로 바뀌게 된다. 주식 수는 50배, 64억 2천만 주로 늘어난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액면분할 방침은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금융당국이 삼성을 포함한 7개 그룹에 소속된 금융회사들을 통합감독제도 도입 발표 이후 나왔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1062만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185만주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사의 대주주나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보유할 때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까지로 제한하되, 기준은 유가증권을 사들일 당시의 '취득가액'을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서 총수 일가의 우호세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국회 계류중인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될 경우 시가로 평가해야 하고 주식 비중이 3%를 넘게 돼 팔아야 한다.

이외에도 통합감독제도 도입으로 비금융계열사 주식을 얼마나 사들였는지도 보고 해야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생명을 통해 비금융계열사가 삼성 금융그룹에 미치는 영향 등은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7월부터 대표회사를 지정해 그룹의 위험관리 상황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당국에 보고하고 시장에 공시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을 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 하나의 해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긍정적 이미지 심기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권오현 전 부회장이 “주주가치 제고가 된다면 검토하겠지만 액면분할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런데 1년도 되지 않아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 총수 구속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해석에 대해 주주가치와 이 부회장 재판과는 상관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렇지만 증권투자업계서는 이번 액면분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돼서 긍정적 이미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그동안 주가가 높아 부담이 되었던 투자자들의 저변 확대 및 유동성 증가로 연결되고, 과거 대부분의 기업들이 액면분할 후 주가 상승했다”며 “특히 공격적인 주주환원은 회사가 주가 부양 및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져온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이 부회장 및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하락한 상황에서 이번 액면분할을 통해 이미지 제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은 주당 250만원 가량으로 황제주로 불리고 있어 일반 사람들이 사기에는 부담이 컸다. 삼성전자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외국인이53%로 가장 많고, 오너 일가 20%, 국내 기관 17%, 개인투자자는 3%에 불과했다. 그러나 액면분할을 통해 주당 5만원으로 내려가면 일반인도 대거 구입할 수 있어 ‘황제주’→‘국민주’로 이미지 개선이 되고, 무엇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목소리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액면분할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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